[성명] 지역 일부 단체들의 문희갑 시장 석방 촉구 탄원서 제출등에 대한 대구참여연대의 성명

대구참여연대와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는 지난 4월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문희갑 시장 비자금 의혹의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비자금 은닉 사용과 수뢰 혐의의 문제는 문희갑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250만 대구시 행정을 책임진 대구 광역 시장이라는 공인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문희갑 시장은 수뢰 혐의와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되기에 이르렀으며, 대구 시민들과 대구 참여 연대는 이번 사건이 올바른 진상 규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잘못된 정경 유착과 부패 관행을 청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지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우려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구 상공회의소, 대구축구협회등 지역의 일부 단체들이 문희갑 시장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일부 장애인 단체는 석방 촉구 집회까지 개최하려고 하는 등 일반적인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참여연대는 어려움을 무릅쓰고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1. 이번 사건은 문 시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250만 시민을 대표하는 공직자의 부패 행위에 대한 문제입니다.

문희갑 시장 구속 사태는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공인의 지위에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분명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문 시장은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한 노력보다는 사건 자체에 대한 부인과 자신의 청렴결백만을 강조하면서 사건의 조기 진화만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문 시장은 지난 4월  기자 회견을 통해 비자금의 실체를 부분적으로 인정하긴 했지만, 자신은 구체적인 액수도 알고 있지 않을 뿐더러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3선을 막기 위해 일을 벌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었듯이 문 시장은 가차명계좌로 비자금을 실제 관리해 왔고 1999년 4월 비자금중 2억원 가량의 돈을 인출 판공비 및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단지 공소시효(2002년 4월경)가 경과됐기 때문에 법적인 처리를 받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권성기씨로부터 받은 돈에 대해 문 시장은 떡값 또는 관행이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비록 관행이었더라도 잘못된 관행은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이지 관행이 무죄 또는 탄원의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지금이라도 문 시장이 공인으로 시민들에게 책임 있는 입장과 행동을 밝힐 것을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또한 일부 단체들의 행동 또한  또한 문 시장의 책임 있는 행동이 전제되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또 다른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2. 시장 공백으로 인한 국제 대회 망신보다 더 불행한 것은 청렴결백한 시장을 갖지 못한 우리 대구 시민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월드컵등 국제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시장의 공백이 초래할 업무 문제와 국제적인 망신 문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구참여연대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고민되어야 할 일은 우리 시민들의 불행입니다.
문희갑 시장에 의해 여지없이 깨져 버린 시민들의 자존심과 상처는 누가 책임질 수 있습니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문 시장이 월드컵 기간 자리를 지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지 우리는 자문해 봅니다.
우리는 시정 공백과 국제적 망신을 고려하기 앞서 청렴결백한 시장을 갖지 못한 시민들의 불행을 먼저 치유해줄 수 있는 행동과 반성 속에 이러한 현실적 문제들이 시민들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골프장 문제, 투자유치 등의 문제에 대해 대구참여연대는 1달여 남은 임기 동안 시민사회의 합의와 책임 있는 결론이 내려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차기 시장의 시정 청사진 속에 주요 정책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오히려 지역사회 전체를 위해서는 더욱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3. 대구참여연대는 지역 일부 단체들의 탄원서 제출 등 일련의 행동에 대해 문 시장의 책임 있는 반성과 행동이 전제되지 못한다면 시민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힐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관련 단체들의 자숙과 진지한 고민을 간절히 요청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지역사회의 부정 부패 문제와는 어떠한 타협도 없이 싸워 나갈 것임을 밝힙니다.

 

대 구 참 여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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