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학원수강시간 조례 제정과 관련한 의혹과 우리의 입장

대구시교육청은 불법 기숙학원을 묵인해온 비리에 대해 진실을 밝히라.
대구시교육청은 학원 수강 시간을 05:00-24:00으로 인정하는 진짜 이유를 밝히라.

대구 시민과 학부모들은 대구시교육위원회가 학원 조례 개정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교육청의 개정안이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그럴 일이 없겠지만, 이미 그 개정안은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기숙학원의 설립을 허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재학생용 기숙학원은 불허하되 재수생용 기숙학원은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법에는 학생들에게 과연 기숙학원이 필요한지, 기숙학원을 허용하지 않으면 학생의 안전에 문제가 되는지가 기숙학원 설립 허용의 기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과연 대구가 학생들이 기숙사에 머물면서까지 학원에 다녀야 할 만큼 광역의 도시인지도 의심스럽고, 장차 기숙학원이 공식화되면 재학생들도 거기에 다니게 될 것은 자명한데 이것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심각하게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토론을 할 필요도 없는 가시적 문제점 한 가지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대구광역시 교육청에는 이미 기숙학원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설립이 불가능한데도 공공연히 그렇게 선전을 하고, 많은 학생을 모아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구광역시 교육청의 고위인사가 눈감아주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입니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의 이번 조례개정안은 이 차제에 이 불법 기숙학원을 정식으로 합법화하려는 기도로 여겨집니다. 그 동안 눈감아주었던 불법 기숙학원 문제가 언젠가는 대구시교육청의 도덕성을 가늠하는 도마 위에 오를게 뻔하여 불안했는데, 이 기회에 합법화를 시키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차제에 그 동안 불법 기숙학원의 설립과 운영을 눈감아준 고위간부가 누구인지를 밝혀내고, 법에 따라 처벌받도록 되어야 합니다.

둘째, 대구시교육청의 개정안은 학원 수강 시간에 대해 언급이 없습니다. 이미 대구의 학원조례가 05:00-24:00으로 수강시간을 정해두고 있기 때문에 교육청 쪽은 이번 개정에 그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정한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입니다. 당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했는지도 의심스럽고, 시간이 많이 경과하였으므로 다시 의견조사를 실시해야 할 터인데도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조례 개정안 제출 시 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슬그머니 통과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각 시도 교육청이 이 문제에 대해 학부모, 교육단체 등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시교육청이 이에 대한 언급은 생략한 채 다른 부분만 개정하려고 계획하고 있음은 학원수강시간을 새벽 5시부터 밤12시까지 하기를 원하는 어떤 세력의 배후조종을 받은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교육부가 수강시간을 앞당길 것을 각 교육청에 주문했고, 국가청소년위원회도 10시까지로 제한해달라고 공문을 보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니 더욱 의심이 가는 것입니다.

셋째, 영남일보가 지적한 바와 같이 교육위원회는 교육계 출신들이 모인 동종교배의 낙후성 탓에 대구교육발전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행기구인 교육청과 감시기구인 교육위원들이 서로 선후배 관계가 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의회는 구태의연하고 부패한 교육관료들의 대변자가 아니라 전체 대구시민의 충실한 대변자이므로, 이번 조례안 개정 시 교육청의 잘못을 준엄하게 질타하고 교육위원회의 무능을 한숨에 극복해내는 역량을 보여줄 것이 분명합니다. 대구시의회는 장차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의 동량인 학생들의 건강과 인권을 위해 학원조례개정안을 잘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대구광역시교육청 학원조례가 새벽 5시부터 밤12시까지 학원에 다니도록 해놓은 결과 실제로는 새벽2시, 3시까지 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을 가능한 일찍 귀가시키면 학원에 다녀도 밤 12시쯤이면 귀가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고의 수면시간인 밤 11시-새벽 1시에 잠들어있어야 성장이 제대로 된다”는 의학자들의 연구결과대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어야 학생들이 낮에 학교에 가서 수업을 잘 받고 공부를 잘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학교를 정상화할 능력이 없는 교육청이 학생들을 밤늦게까지 붙들어 놓는 것으로 책임을 다한 양 학부모들을 기만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학원에 가서 더 보충학습을 하라고 내모는 것은 대구시교육청이 교육기관이 아님을 증명하는 일일 뿐입니다. “공부는 학원에서, 잠은 학교에서”라는 시중의 말이 더 이상 학생들 사이에 떠돌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구시의회에서는 로비를 받아 학원 다니는 시간을 새벽5시-밤12시로 정하고, 기숙학원 등록이나 허용하려는 대구시교육청을 엄중하게 감사하고, 질책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우리는 위와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감사원에 제출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대구시교육위원회와 대구시의회가 본연의 역할 완수에 최대한의 능력을 보여주어 우리 대구학생들이 잘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다시는 이런 내용의 진정서를 감사원에 보내지 않아도 되기를 갈망할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10월 29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민주노동당(대구시당), 우리복지시민연합, 전국교수노동조합대구경북지부, 대구경북민주화교수협의회, 장애인 지역공동체, 한국투명성기구대구본부, 대구참여연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대경본부, 6.15대구청년회길동무, 기독교 근로자 센터, 대구KYC, 대구YWCA, 대구dpi,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경북독립영화,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구경북민중연대, 대구경북반미청년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북지역양심수후원회, 대구경북통일연대, 대구경북환경연구소,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민예총, 대구북구시민연대, 대구사회연구소,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의 전화,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대구장애인연맹DPI, 대구지속가능개발네크워크, 대구참여연대동구주민회, 대구평화회의, 대구환경운동연합, 민족자주평화통일대구경북회의, 민주주의민족통일대구경북연합, 반미여성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산업보건연구회,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영대 비정규교수노조, 대안가정운동본부, 전국여성노조대구지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대구경북연합,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반딧불이(사), 청소년교육문화센터 우리세상, 청소년교육센터,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대구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환경대책대구협의회, 한국인권행동, 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 함께하는 주부모임, 박동학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시민연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참언론 대구시민연대, 손석용열사추모사업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노동사목나눔의집, 대구경북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 일동(66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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