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조해녕 대구광역시장 취임 1년에 즈음한 논평

조해녕 대구광역시장 취임 1년에 즈음한 논평

어느덧 민선3기 시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었다.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의 구현과 경쟁력 있는 위대한 국제도시 대구건설”을 내세운 조해녕 대구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대구위기”를  ‘대구경제의 침체, 너무 많은 시의 재정부채, 대구를 떠나는 지역인재’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대구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도약하는 대구, 서로 사랑하고 나누는 정감 있는 대구, 깨끗하고 아름다운 살기 좋은 대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였다. 또한 “더 이상 도시의 확대성장을 지향할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추구해야”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목격한 것은 퇴행해가는 대구의 모습이다.

   1. 지하철 참사에 대한 조 시장의 대응은 무책임한 행정의 표본이다

조해녕 시장 취임후 1년이 안되어 지하철 참사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사태수습 과정에서 대구시장이 보인 행태는 취임 당시 ‘삶의 질, 사랑과 정감’을 외치던 모습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었으며 시민의 대표이자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자질조차 보여주지 못한 것이었다. 현장보존을 책임져야 할 당사자가 현장훼손을 지시하였고, 수많은 안전문제를 그대로 방치한 채 지하철 운행재개를 서둘렀으며, 슬픔에 젖어 항의하는 유족들에게 “나도 바쁜 사람”이라는 등으로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하였다. 그를 뽑아준 대구시민을 욕되게 하는 무책임의 전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2.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행정이 그립다

민선 3기 1년간 대구시는 근시안적·돌발적·환상적 행정으로 일관함으로써 민선 자치단체장에게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행정을 기대한 시민들의 염원을 저버렸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무책임 행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하철 참사 수습의 와중에 느닷없이 불거진 ‘양성자가속기 추진’ 역시 졸속 행정의 표본이다. 대구시는 대구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는 것처럼 목청을 돋구었지만 250만 대구시민 중 ‘양성자가속기’사업이 어떤 것이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그 동안 대구가 이 사업을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해왔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포스트밀라노 프로젝트가 한창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밀라노프로젝트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결과, 지금 대구의 섬유산업은 어떠한가? 처음부터 현실성 없는 계획에 중앙정부의 지원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못 이겨 달려든 것은 아닌가?
얼마 전 발표한 거창한 ‘대구비젼 2020’은 또 어떠한가? 20년간 대구시가 다른 일 하나 하지 않고 예산을 다 퍼부어도 모자라는 엄청난 사업들을 마구 늘어놓고 있지 않은가? 조해녕 시장은 ‘백화점식 계획’, ‘장밋빛 계획’, ‘실현가능성’, ‘막대한 재원’ 등의 비판에 대해 ‘액션플랜’이 아니라 ‘비젼플랜’이라고 회피했지만, 대구시민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환상적 ‘비젼플랜’이 아니라 합리적인 ‘액션플랜’이다. 오랜 기간 동안 시민들은 너무 많은 결과도 없는 ‘비전플랜’들에 피곤할 따름이다.

지금 대구는 다시 온통 하계 U대회 준비로 분주하다. 거리 곳곳에는 대회 홍보 포스터와 참가국 국기가 흥취를 돋우고 있다. 조해녕 시장은 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면 대구의 국제경쟁력이 몰라보게 좋아질 것이라면서,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온 시민이 힘을 합치자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를 치르면 어떤 부문에서, 어떻게 ‘국제경쟁력이 향상’된다는 것인지가 의문이다. 대형 참사의 아픔과 상처들을 난폭하게 묻어둔 채, 그 위에서 잔치를 벌이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면서, 합리성과 시민에 대한 애정, 책임의식이라는 행정의 기초적인 의무조차 망각한 시정이 도대체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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