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홍준표 후보, 무책임하다. 정직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오늘(3.31) 국민의 힘 소속 수성구을 국회의원 홍준표 의원이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출마 선언을 하며 밝힌 입장 중 특히 다음 두 가지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홍 후보는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제2 대구의료원 설립에 대해 ‘당선이 되면 검토해 보겠다’, 국회의원직 사퇴에 대해서는 ‘시장이 되고 난 뒤에 결정 하겠다’고 답변하였는데 이는 무책임한 말이다.

먼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은 대구시의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 필요하고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시민의식 조사에서도 70%에 가까운 시민들이 동의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여론의 찬반이 팽팽한 것도 아니고 전문기관의 연구결과 타당성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면 243만 대구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 해야 할 시장 후보라면 앞장서 실현하겠다고 약속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후보자의 철학과 신념이 대구시민 다수의 생각과 다르다면 그 생각을 밝히고 선거에서 평가받아야 할 일이다.

우리는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일을 기억한다. 그러나 그 사이 사상 초유의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며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 변화가 있었으므로 홍 후보의 생각도 달라졌기를 기대하며 지금이라도 시민들의 염원에 부응하여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약속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 시장이 된 후가 아니라 후보로 나선 지금 정직하게 입장을 밝히고 시민들의 평가를 받기를 촉구한다.

국회의원직을 당선 후에 결정하겠다는 것도 그 자체 실정법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정치적으로도 무책임하다. 국회의원 등 현직 선출직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30일 전인 5월 2일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53조 2항 3호에 따르면 홍 후보의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큰 문제는 홍 의원이 4월 30일까지 사퇴하면 수성구을 보궐선거는 지방선거와 같은 날 치르게 되지만, 5월 1일이나 2일 사퇴하면 내년 4월에나 실시되기 때문에 수성구을 주민들은 1년 가까이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임기가 2년이 넘게 남은 현직 국회의원이 시장직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고 보궐선거를 초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어도 공식 출마선언을 한 때에는 바로 사퇴하고 남은 기간 국민 대표성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0년 4.15 총선 공천 탈락, 탈당과 무소속 출마, 입당과 시장 출마까지 최근 몇 년간의 홍 후보의 정치적 거취를 보며 정치적 일관성과 책임성에 대한 유권자의 우려가 있다. 홍 후보가 대구 시민을 존중한다면 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상은 즉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