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공공의료에 대한 홍준표 후보의 인식, 대구 시민의 건강권이 매우 염려된다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어제(5.26) 방송토론회에서 한 말 중에 특히 우려되는 것이 있다. 한민정 정의당 후보의 제2 대구의료원 설립 관련 질문에‘우리나라에는 영리병원이 없다. 모든 병원은 공공병원이다. 운영주체의 문제일 뿐이다. 대구는 최상위급 종합병원이 부산, 울산에 비해 2배가 많다. 의료수요가 크다면 설립이 필요하지만 의료수급에 문제가 없다면 필요가 없다. 시정을 인수한 뒤에 검토하겠다’는 요지로 답변하였다.

먼저, 홍준표 후보는 공공병원에 대한 개념부터 잘못 이해하고 있다.‘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설립ㆍ운영하는 병원. 국립 대학 병원, 국립 의료원, 시ㆍ도립 병원 따위가 이에 속한다’, 네이버 어학사전에 나오는 공공병원에 대한 정의다. 한편 의료법 시행령 제20조(의료법인 등의 사명)에 따르면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은 의료업을 할 때 공중위생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영리를 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비영리병원이라고 해서 공공병원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틀린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병원이 많은 대구는 공공병원이 넘쳐 나는 지역이 되어 더 이상의 공공병원이 필요 없게 된다. 그러나 비영리라고 해서 공공병원은 아니기 때문에 대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의료에서 공공병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대구에 공공병원이 넘쳐 난다, 그러니 제2 대구의료원은 설립할 필요가 없겠다’고 시민들이 오해하도록 한 실언을 속히 정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라.

둘째, 민간병원은 비영리법인으로 의료법에 따라 공중위생에 이바지하고,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 되지만 이러한 책무를 제대로 안 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민간병원들이 주식회사처럼 수익을 배분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병원 특히 대형병원들이 고수익을 누리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더구나 코로나19 1차 대유행을 겪은 대구 시민들은 민간병원들이 공공적 역할을 얼마나 회피해 왔는지 뼈저리게 체험하였다. 당시 코로나 환자를 전담한 병원은 대구의료원과 민간병원 중에는 마침 성서로 이전 중이어서 병상이 비어 있었던 동산병원 뿐이었다. 수많은 민간병원이 있지만 어느 병원도 코로나 환자를 받지 않았으며 나중에는 정부의 공공의료 확대 정책에 반발하여 시민의 생명을 내팽개치고 집단적 진료거부까지 단행하기도 하였다. 그로 인해 초기 사망자 75명 중 약 23%가 입원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했고, 코로나 환자로 인해 대구의료원 병상에서 밀려난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민간병원도 비영리이므로 공공의료라고 보는 홍준표 후보의 생각에 입각한다면 참으로 기막힌 일이 아닌가.

홍준표 후보는 민간병원들의 이러한 행태를 어떻게 개선하고 공중위생에 이바지하도록 할 것인지 정책을 제시하라.

셋째,‘대구에 최상위급 종합병원이 부산, 울산보다 2배나 많다, 의료수요가 크다면 공공병원을 더 설립할 필요가 있다. 의료수급에 문제가 없으면 공공병원을 더 설립할 필요가 없다. 시장이 되면 검토해 보겠다’는 말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에 부정적이라는 취지로 들린다. 다시 확인하건대 대구에 민간병원이 많지만 공공병원이 해야 할 역할을 결코 대신하지 못하고, 공공병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은 필요성은 이미 검증되었고 시민적 동의도 확보되었다.

홍준표 후보는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어 시장이 되고 나서가 아니라 후보인 지금 시민들에게 약속하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