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시립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추진 비판

시립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추진 비판

대구시는 시립 뮤지컬극장 건립 용역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 시민적합의를 선행해야 한다.

대구시가 시립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용역을 위해 3,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이 최근 지역일간지에 보도되었다. 이는 그간 민간자본으로 건설하기 위해 진행해 오던 민간사업자와의 협상이 지난해 2월 최종 결렬됨에 따라 이제 시립으로 방침을 바꿔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한 것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민간자본 건립이 무산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시민의 세금으로 이를 추진하겠다는 대구시의 손쉬운 태도는 매우 안일하고 무책임한 것이다. 더구나 관련 용역비를 시정을 견제해야 할 대구시의회가 나서서 편성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이참에 민간자본이냐 공공자본이냐 이전에 뮤지컬극장 건립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원천적으로 재검토하고, 대구시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종합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최근 대구에 지어졌거나 지어질 대형문화기반시설의 숫자는 참으로 어마어마하다. 얼마 전 개관한 대구미술관과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올해 개관을 앞둔 대구문학관, 클래식 전용관으로 리모델링되고 있는 대구시민회관, 계획하고 있는 이우환과 친구들 미술관까지.

문제는 이러한 문화기반시설이 문화예술생태계에 대한 면밀한 조사없이 번듯한 건물을 세우고 보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하나를 짓는데 수백억을 필요로 하는 건축물에 대부분의 문화예술관련 예산이 투여되는 토목중심적 문화예술 예산집행에 대구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뮤지컬은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이 문화자본이 집적된 초대형문화상품이다. 민간자본이 최고의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수년에서 십 수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제작하여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뮤지컬이라는 초대형문화상품을 1년이라는 제한된 기간동안 시비로 제작할 수 있다는 짧은 전망으로 단행된 문예진흥기금 집중지원은 성공작을 배출해내기는커녕 오히려 지역의 우수한 극단들이 분열되는 현상을 초래했으며, 예술시장 밖에서 노력하고 있는 대구문화예술인들의 창작지원과 문화예술생태계의 건전성을 담보해내는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을 등한시하고 지역예술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이면도 존재했다.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문화산업’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한 문화예술시설 건설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공연문화중심도시’라는 미명하에 초대형문화상품의 유통을 지원하는 삐뚤어진 예산지원에 대한 관점을 전환하여야 한다. 진정한 ‘문화산업’의 형성은 기초예술과 저변예술이 풍부하고 문화예술생태계가 담보된 상황에서 비로소 꽃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대구시는 사업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다각도의 사전조사부터 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용역비가 ‘시립뮤지컬전용극장 건립용역’로 명명되어 있는데다, 지금까지 대구시의 행정을 볼 때 용역을 하고 나면 사업이 강행되었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가 증명한다.

그러므로 대구시가 이와 같은 대형사업을 시민경제가 이토록 어렵고 대구시 재정여력도 부족한 때에 시민의 세금으로 하려면 사업의 타당성, 타 사업과의 우선순위 문제의 검토, 무엇보다 시민적 합의를 거처야 마땅한 일이다. 이에 관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청취, 공청회, 토론회 등의 기본 과정부터 밟아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대구시는 시립 뮤지컬극장 건립 용역비 집행을 중단하라.

하나, 대구시는 시립 뮤지컬극장 건립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하나, 대구시는 시립 뮤지컬극장 건립에 관한 시민적 합의부터 선행하라.

하나, 대구시는 기초 문화예술진흥정책 수립 등 문화예술 정책방향을 재검토하라.

2013년 1월 30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대구지회, 대구참여연대

문의: 대구민예총 사무처장 한상훈 010-2494-0459/ 053-426-2809

대구참여연대 정책국장 강금수 010-3190-5312/053-427-9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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