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조해녕 대구시장 취임에 즈음한 대구참여연대 성명서

성  명  서

조해녕 대구시장에게 바란다.

7월 2일 조해녕 대구시장이 취임을 했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대구위기의 실체는 “지역경제의 낙후, 지역 인재의 유출, 지역 불화와 갈등의 심각함”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활로에 대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시민적 의지의 결집”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대구의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총30여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조해녕 대구시장의 취임을 맞아 조해녕 시장이 대구시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고민하고 시행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1. 조해녕 시장은 25%의 대표성을 갖는 시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대표성의 획득은 시민사회와의 개방적인 대화구조의 창출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조해녕 시장은 대구지역 전체 선거인수 1,814,278명 중 412,943명의 지지로 당선되었다. 전체 선거인수 대비 24.97%의 지지를 획득했다는 것이다. 나머지의 유권자는 누가 되든 상관이 없다는 냉소나 무관심의 유권자이며, 반대의 의사를 표한 유권자이다. 조해녕 시장은 주민대표성에 취약함을 안고 시장업무를 시작하는 것이다. 조해녕 시장은 향후 시정을 펼치는 과정에서 75%의 무관심과 반대의견이 있음을 늘 고려해야 한다. 지금부터 진정한 대표성을 획득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시민사회와의 개방적인 대화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① 예산편성시 주민공청회의 필수적 개최 ② 시 산하 각종 위원회의 외부민간전문가의 참여 확대 ③ 시장 공약이행에 대한 정기적 시민평가회 개최 ④ 주요 도시계획시설 입안시 주민의견수렴 제도화 ⑤ 주요 시책사업 시행 전 유관기관,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 개최 ⑥ 행정정보공개의 적극화 등을 들 수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대화와 토론에 기반하고, 지역민 다수의 의견수렴에 기초한 시정을 펼칠 때 조해녕 시장은 시민의 대표로서 자기위상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2. 조해녕 시장은 취임사에서 밝힌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시민적 의지의 결집”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조해녕 시장은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적 의지를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합해야 하고 대의를 존중해야 하고,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해녕 시장에게 묻고 싶다. 이렇게만 하면 시민적 의지는 결집되어 지는가? 지금까지 시민의 의지가 결집되지 않았던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지금까지 시민적 의지가 결집되지 않았던 최대의 요인은 지역 지도계층에 있었지 않은가? 주민의 대표라는 단체장과 의원,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이 진정으로 주민들을 위하고 주민들에 기반한 역할을 방기하고 온갖가지의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고, 정치적 진출을 위해 줄서기에 급급하고, 선거때 표되는 집단에 편파적인 특혜를 부여하고, 밀실에서 독단적 행정과 의정을 펼쳤기 때문에 시민들은 등을 돌린 것이다. 유권자가 왜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그 사람이 그사람이기 때문이다. 누가 선출되더라도 주민위주의 행정활동을 펼치기 보다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해 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한 명확한 대책없이 화합하고 단결하자면 누가 동의를 하겠는가?
조해녕 시장은 위기극복을 위한 시민적 의지를 결집하기 위해 획기적인 제도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그것의 핵심은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① 지자체 발주 공공공사의 비리를 막기위해 청렴계약제와 청렴계약옴부즈만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② 지방재정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민간위탁사업에 대해 외부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참여를 확대하여 투명성을 기해야 한다. ③ 임의단체에 지급되는 보조금 지원에 대해 대구시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순수민간단체의 참여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④ 인사과정의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개편하여 민간전문가의 참여,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⑤ 용역발주에 있어서는 집행부의 자의성을 배제하기 위해 외부 민간위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⑥ 청렴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판공비 사용에 있어 모든 지출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적 의지를 결집하기 전에 공직사회, 지역 지도계층들의 각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특히 부정부패의 근절은 최소한의 조건이 될 것이다. 조해녕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당선되어 취임사를 한 오늘까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 당연히 부패척결, 행정개혁의 의지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조해녕 시장이 진정으로 시민을 화합, 단결시키려면 위에 제시한 과제들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3. 사행성 도박시설인 제2TV경마장 건립을 반대한다. 조해녕 시장은 한국마사회의 계획철회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조해녕 시장은 선거시기 한국마사회의 제2TV경마장 건립계획에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단지 세수가 확보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관광레저산업의 육성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 판단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조해녕 시장이 진정으로 지역민의 대표로서의 시각을 갖기를 바란다. 몇푼의 단기가용 세수확보를 위해 지역자본의 역외유출을 방치할 것인가? 세수확보를 위해 지역민을 사행성 도박의 환경에 오염되게 할 것인가? 조해녕 시장이 진정으로 주민의 대표라면 자본의 창출에 얽매이지 말고 건강하고 쾌적한 삶의 환경조성에 더욱 신경을 쓰길 바란다.
대구참여연대는 이 자리를 빌어 분명히 밝힌다. 오는 8월이 되면 제2TV경마장 건립예정지역이 결정난다. 8월이 되면 대구시는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승인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관할 기초자치단체는 건축물의 허가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만약 대구시와 기초자치단체가 한국마사회의 건립계획에 반대의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고 이를 추진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대구참여연대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과 함께 강력한 저지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단체장과 담당공무원에 대한 반대운동이 될 것이다.

4. 조해녕 시장은 2003 U대회 조직위원장 문희갑씨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

조해녕 시장은 문희갑 전시장을 U대회 조직위원장으로 위촉할 방침을 밝혔다. 사업의 연속성을 위한 것이라 주장한다. 대구참여연대는 문희갑씨의 조직위원장 내정 이면에는 문희갑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앞두고 이를 구명하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술책이라 판단한다.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사를 지역을 넘어선 국가적 차원의 국제행사의 수장을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지역민의 자존심은 훼손되어도 된단 말인가? 그리고 U대회는 별도의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지금까지 준비해오지 않았는가? 문희갑씨가 아니면 U대회가 잘못된단 말인가?
조해녕 시장은 문희갑씨의 구명을 위한 일련의 행동을 멈추어야 한다. 문희갑씨를 구명하는 것이 시민적 결집을 위한 화합의 조치는 아닐 것이다.
대구참여연대는 문희갑씨는 U대회 조직위원장 위촉을 강력히 반대한다. 그리고 조해녕 시장이 이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대구참여연대는 조해녕 시장이 제시한 30여개의 공약이 반드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무엇보다도 거창하지는 않지만 지역민들로부터 요구받는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단체장이 되길 바란다.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대구참여연대는 시민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2002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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