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문기봉 내정자, 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적합한가, 시의회 검증해야

며칠 전 대구참여연대 익명의 제보가 들어왔다. 대구시의 공공기관 구조개혁에 따라 10월 1일 새로 출범하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시설공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된 문기봉씨가 과거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바 있어 시설공단 이사장으로 부적절한 인사라는 것이다.

문기봉씨는‘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는 동안 대구경북본부 본부장, 인력처장, 기획본부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하였다. 그런데 재직 시 다량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의 의심을 받자 퇴직했다는 제보였다.

이에 대구참여연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두관 의원실에 요청하여 한국도로공사 측에 문의한 결과, 2021년 1~ 2월경 도로공사 상임이사 후보로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받았는데 소유한 부동산이 많다는 이유로 탈락한 후 명예퇴직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문기봉 내정자가 부동산 투기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징계를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량의 부동산 소유 문제로 도로공사 임원직에서도 탈락한 인사가 대구시설공단 이사장이 되는 것은 과연 맞는 일인지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비록 위·탈법이 확인된 것은 아닐지라도 공직자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위 공직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던 사례가 많다. 홍준표 시정에서는 이만한 것은 흠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의 고위 공직자 임명 기준이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것이 아닌지 대구시의회는 오는 9월 22일 시설공단 이사장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고 따져봐야 한다.

아울러 이번 295회 정례회에 대구교통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 등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인해 새로 출범하는 기관들의 이사장 인사청문회가 있고, 앞으로도 여러 기관의 이사장, 원장 등의 인선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수많은 기관의 통폐합이 전격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조직 및 업무의 개편과 이에 따른 인사도 조급하게 이루어져 여러 문제가 파생될 여지가 크다.

대구시의회는 종합적으로, 세밀하게 살펴 문제를 최소화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구시의회는 인사청문회부터 제대로 검증해야 하고, 지금이라도 ‘대구시행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조사, 진단하고 대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