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추석에도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에 빈자리만 지킨다

추석에도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에 빈자리만 지킨다

대구시의 패션연 기관설립허가 취소 요구에 부쳐

 

가족이 모여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추석이 되었지만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패션연’) 노동자들은 1년 8개월째 임금이 체불되고 있고, 올 추석에도 한 푼의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어두운 추석을 보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7월 21일 대구시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지자체에서 패션연에 지원하는 보조금 예산 모두를 지원 중단 결정을 했다며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설립허가 취소 결정을 산업통상자원부 요구했다고 한다. 이 소식은 경영진도 없이 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의 얼굴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대구시 지원사업이 대폭 줄고, 이사회가 마비되고 기관설립허가를 취소한다는 소식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1년 8개월째 급여가 체불되었지만 운영비를 대여해 주며 버텨왔고, 못 받은 급여를 받기 위해 노동청 진정과 법적 조치를 한 것이 무엇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대구시 보조금 사업의 예산 지급 중단 결정이 될 때까지 이사회 개최 한번 없이 아무런 조치도 없이 결정하며 방치하는 당연직 이사들의 행보는 충격이란 단어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패션연에 남아 있는 직원들은 아무런 결정권이 없다. 자체 자산을 처리할 수도, 주요사항을 의결하며 현안을 해결할 수도 없다. 이러한 권한은 이사들만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사들은 공무원인 당연직 이사 3명만 남긴 채 모두 사임해 버렸다. 또, 당연직 이사들은 이사선임도 거부하며 아무런 행동도 결정도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모든 직원이 퇴사하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할 뿐이다.

 

작금의 현실은 생존권을 담보로 한 잔혹한 고문이다. 기관해산을 조장하며 모두가 사라지길 바라는 잔혹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직장을 지키려는 패션연 직원들의 버티기는 2017년 10월 말 “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요”라는 글을 남기며 자신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한 故 손진기 조합원에 이어 또다시 직장을 지키고 정당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설립허가 취소 요구가 있었다고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가족을 지키려는 패션연 노동자들의 본능은 직장을 지키려는 의지로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대구시는 패션연 설립허가 취소 요구를 하기보다 패션연 임금 체불 사태 해결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이제라도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 관계자는 패션연 임금 체불 사태 해결을 위해 패션연 노동자들과 대화에 즉각 책임 있게 나서라.

 

우리 공동대책위원회는 차갑고 냉혹한 현실이지만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노동자들의 따뜻한 추석을 기원합니다.

 

  1. 9. 7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대경본부,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대구참여연대, 대구경실련)

 

민주언론 쟁취를 위한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