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시위] 조퇴진 1인시위 33일째 “잘못하면 쫓겨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죠”

1인시위 33일째 –  이명균 대구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장
8월의 첫날, 일주일만에 다시 시청을 찾으니 그사이 없던 큰 조형물이 눈에 띈다. 온갖 꽃으로 장식된 대구유니버시아드 성공을 기원하는 조형물이다. 30일을 넘기며 진행되는 1인시위가 훨씬 오래 전부터 이 자리를 차지했건만, 이날 따라 눈길조차 주지 않는 조시장 앞을 묵묵히 지키는 모습이 왜 그렇게 어색해 보였는지 모르겠다.

7월초부터 계속 시간이 맞지 않아 오늘에서야 1인시위를 서게됐다는 이명균 대구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장은 바쁜 일상 때문에 대구시민이라면 당연히 나서야 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지 못함을 항상 미안하게 생겨 이 자리에까지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벌써 참사 6개월이 다가오는 지금, 이명균씨는 이번 지하철 참사가 대구사회의 많은 부조리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최근 가장 많이 떠오르는 생각이라고 한다.

‘나는 바쁜 사람이야’

이본부장은 이미 사고처리 수습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로 조시장의 역량부족과 무능함이 드러났지만, 무엇보다도 시장이라는 직함에 알맞은 기본적 자질 면에서도 이번 참사의 처리과정에서 편의적 발상만을 보인 조시장에게 많은 실망을 느꼈다고 한다.

“적어도 시장이라면 시민 한사람 한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보호해야하는 사명감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조시장은 끊임없이 ‘나는 바쁜 사람이다’라는 것을 강조하며 한사람이라도 억울한 사연을 찾아내고 피해보상에 노력하기보다는 ‘허위신고, 위장사기에 엄중히 대처하겠다’라며 유가족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빨리 수습만 하려는 전형적인 편의적 발상만 보였습니다”

외국은 공무원도 아웃소싱 한다는데…

이번 지하철 참사 외에도, 평소 시민들이 놓치고 있는 작은 권리들을 찾아주기 위해 소액주주운동이나 이동전하 요금 인하, 신용카드 개선운동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는 이명균씨는 이런 일들로 공무원들을 접하게 될 때마다 시민들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에도 한눈 감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공무원들의 태도가 이번 지하철참사에도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모든 사고를 100%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아는 사실입니다. 이번 지하철 참사를 통해서도 오히려 사전예측 가능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나 관리능력 부분에서 많은 헛점을 보인 일이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도 대구시가 사람이 책임지고 해야할 많은 부분을 외면한  채 예산타령만 하며 시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공무원 조직 전체가 같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명균씨는 기본적 감시감독 기능 이외에 잡무 등에 대해 외부업체에 아웃소싱을 통하여 업무의 효율성과 부패척결에 효과를 보고있다는 호주의 사례를 예로 들기도 했다,

잘못하면 쫓겨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죠

이번 같은 대형참사를 처음 겪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가 단합과 대응에 좀더 치열하게 다가서지 못한 부분에 있어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는 이명균씨는 그러나 이번 참사만큼은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재발방지는 물론 지방자치 시대에 공무원과 시장의 역할을 제대로 정정할 수 있는 유효한 기회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참사로 인해 만약 처음 생각대로 조시장이 물러났다면 대구시가 좀더 변혁의 사례를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책임자도 잘못하면 쫓겨날 수 있고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도 끝까지 꾸준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글_박희석 자원활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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