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시민 죽어나는데 권력 놀음에 빠진 홍준표 시장 규탄

지난 5월 1일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사망했다. 전국적으로는 여덟 번째, 대구에서는 첫 번째 희생자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

고인은 2019년 전세금 8,400만원에 입주하였으나 다가구 후순위에 소액임차인에도 해당되지 않아 최우선변제금조차 받을 수 없어 전세보증금 전액을 잃게 되었다. 이에 동료 피해자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정부와 국회에 제대로 된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고, 대구시에도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실효성 없는 전세사기특별법을 개정하지 않고 끝내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국가가 국민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이다. 세월호참사에도, 이태원참사에도 국가가 없었듯이 전세 사기의 참극에도 국가는 없었다. 왜 우리 국민은 삶의 위기,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가. 정부와 국회를 규탄한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전 재산을 잃고, 대출금 상환과 퇴거 압박을 받으며, 극단적 선택의 갈림길에서 신음하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별법 개정 및 대책 마련에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

그러나 대구 시민에게 정부와 국회는 멀다. 시민의 삶에 가까이 있는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이 먼저 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러나 홍 시장은 대구에서 사망자가 나온 지금까지 이들을 위해 한 게 없다. 다른 시도들이 피해자지원센터를 만들고 ▲법률·금융·주거지원 등 전문가 상담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한 긴급지원주택 지원 및 이주비 지원 ▲긴급생계비 지원 ▲심리상담 및 의료비 지원 등을 하고 있을 때 대구시와 홍 시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구시의회가 지난 2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지만 피해자지원센터는 설치되지 않았고, 어떠한 물적, 심적 지원도 하지 않았다.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 그리고 대구시의회가 고인의 죽음을 부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강력히 규탄한다.

홍 시장이 민생을 외면한 것은 이 문제뿐이 아니다. 한국패션연구원 직원들이 수년째 급여도 받지 못하고 생활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에도 방치했고, 컨벤션뷰로를 엑스코에 통합하면서 그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아 실직으로 내몰고 있다. 여러 분야의 청년예산, 복지예산을 삭감하여 해직자들이 속출하고, 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축소되었다. 근로자 평균소득 전국 최하위, 자영업자 폐업률 전국 최상위 대구, 민생의 고충은 날로 격화되는데 대구시와 홍 시장은 속수무책이다. 홍 시장의 민생 외면은 이렇듯 열거할 수 없이 많다.

시민의 삶은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데 홍 시장의 신경은 엉뚱한데 쏠려있다. 시민은 만나지 않고, 하루가 멀다시피 중앙 정치판의 이슈에 뛰어들어 페이스북 포스팅에 열중한다. 광주에 갔다 와서는 시민혈세 14억5천만원을 들여 역사의 무덤에 묻혀 있어야 할 박정희의 망령을 불러내 동상을 세우려 하고, 중국에 갔다 와서는 판다를 대구에 데려올 수 있게 정부가 해결해 달라고 요구한다. 지켜보는 대구 시민의 한숨만 늘어나고 있다.

홍준표 시장, 지금 박정희 동상이 급하고, 판다 임대가 급한가. 죽어 나가는 시민부터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그 돈이면 전세사기 피해자를 도울 수 있고, 실직의 위기에 처한 이들을 고용할 수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폐업의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를 도울 수 있다. 시장이라면 이런 거부터 챙겨야 한다. 민생을 외면하고 권력 놀음에 빠졌던 정치인들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살펴보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