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은 핵사고를 부르고, 핵사고는 핵오염수의 해양투기를 부른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자!
13년 전 오늘,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하는 9.0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다. 이때 발생한 쓰나미로 바닷물이 후쿠시마현에 위치해 있던 핵발전소를 덮쳤고, 발전소가 침수되어 전원 및 냉각 시스템이 파손되면서 핵연료 용융과 수소 폭발로 이어져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었다. 이 사고를 일명, ‘후쿠시마 핵사고’라 명한다. 당시 사고로 16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고, 사고 지역은 여전히 고방사선 방출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 전용 로봇을 개발 후 투입해 제거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핵분열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과학은 한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 사고는 13년이 지난 지금, 현재의 기술로 수습할 수 없는 사고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그동안 지상에 보관해 오던 130만 톤이 넘는 핵오염수를 더 이상 보관할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폐기물과 기타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조약’인 런던조약도 어긴 채, 작년 8월 24일 ‘처리수’로 둔갑한 핵오염수를 바다에 버렸다. 현재 4차 해양투기가 진행 중이다.
또 하나, 후쿠시마 핵사고의 원인은 앞으로 극심해질 기후위기에 경종을 울린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앞 방파제 높이는 6m의 파도에만 대비되어 있었는데 당시 지진해일 파도의 높이는 15m였기에 속수무책으로 침수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기후위기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더 극심한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더 강한 태풍이 더 자주 올 것이라고.
2024년 1월 8일 기준, 우리나라에서 운전 중인 핵발전소는 18기이다. 영구 정지된 발전소 2기, 설계수명 만료로 현재 정지되어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수명연장 신청한 발전소 1기, 정비 중인 발전소 5기, 고장 원인을 아직 조사 중인 채로 정지 중인 발전소 1기, 시운전 중인 발전소 2기, 4월 첫 운전을 앞두고 있는 발전소 1기까지 포함하면 무려 30기나 되는 원자력 발전소가 우리나라에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대비 핵발전소 밀집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78년에 최초로 가동된 고리1호기 때부터 발생한 핵폐기물까지 포함하면 그 양은,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 저장량에 비할 바가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 시한폭탄 같은 핵발전소와 핵폐기물이 해안선을 따라 빽빽하게 늘어져 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3조3000억원 규모의 원전 일감과 1조원 규모 특별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발표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신규 원전 계획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특별 대담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과학기술 발전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보장하기 위한 기술이 아직 없다면 그것은 지금은 가지 말아야 할 길이다. 지구상에 핵폐기물 처리 방법은 단연코 없다. 영구보존이 유일한 대안인데, 영구보존시설은 아직까지 없으며, 핀란드에서 ‘온칼로’라는 시설을 건설중에 있다. 이 시설은 1983년에 시작됐고 2025년 가동 예정이다. 건설에만 40년이 걸린 셈이다.
핵폐기물 그 자체로도 위험천만하지만 기후위기 시대 핵발전소와 핵폐기물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 핵과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온실가스는 이제 그만 넣어두자. 이제 우리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해 선택한다.
하나, 핵산업 중단하고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자!
하나,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멈추고 생명의 바다를 지켜내자!
하나, 석탄발전을 멈추고 정의롭게 전환하자!
하나, 바꾸자 에너지, 만들자 기후총선!
2024년 3월 11일
핵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대구시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