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에 제2 대구의료원 설립 촉구 의견서 제출

1.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이하 공공병원 대구시민행동)은 ‘6.1 지방선거에서 누가 대구시장이 되더라도 제2 대구의료원은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라며 지난 두 달간 제2 대구의료원 설립 촉구 범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한 데 이어 오늘(6.21)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에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시정과제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2. 공공병원 대구시민행동은 2020년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병실이 없어 입원도 하지 못한 채 사망하는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는 등 대구가 ‘의료 붕괴’의 위기까지 맞은 것은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에 기인한다며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위기에서 ‘의료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는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촉구했다. 아울러 공공병원에서는 ‘과잉 진료’가 아닌 ‘적정 진료’가 이루어지고 ‘비급여 진료’가 민간병원에 비해 적어 시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적다는 점을 강조하고, 다가올 초고령화 사회에서 우려되는 의료비 폭등을 막기 위해서도 공공병원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 공공병원 대구시민행동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확정하고 로드맵까지 발표했으며, 윤석열 정부도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국정과제로 채택하였기에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도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시정과제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공공병원 대구시민행동은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및 9대 대구시의회 개원에 즈음하여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서명 결과를 전달하고 제2 대구의료원 설립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끝.

의 견 서

◎ 수신: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

◎ 제목: 제2 대구의료원 설립 시정과제 채택에 관한 의견

2022년 6월 21일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대구경북지부/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대구경북지부/공공운수노조건강보험노조대구경북지역본부/공공운수노조대구경북본부/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대구지부/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녹색소비자연대/대구사람장애인생활센터/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대구여성의전화/대구여성장애인연대/대구YMCA/대구의료원노동조합/대구의정참여센터/대구참여연대/대구참여연대동구주민회/대구청년유니온/대구환경운동연합/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구지부/보건의료노조대구경북본부/생명평화아시아/안전한대구를위한시민연대/우리복지시민연합/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대구경북지역연대회의/전국여성노동조합대구지부/장애인지역공동체/행동하는의사회대구지부/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대구경북본부(33개 단체)

[의견서]

2 대구의료원 설립을 시정과제로 채택하여 주십시오

대구는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기에 처음부터 역부족

2020년 2월 시작된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대구 시민들은 너무나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대유행 초기부터 병실이 없어 입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환자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대구의 중환자들은 구급차에 실려 멀리 타 시도의 병원까지 이송되어야 했습니다. 지역의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이 큰 원인이었습니다. 대구에는 약 4만 개의 병상이 있었지만 대부분 민간병원의 병상이었고 국가나 지방정부의 방침에 따라 신속하게 병상을 비우고 전담병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공공병원은 사실상 495병상 규모의 대구의료원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역부족이었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제2 대구의료원 설립 로드맵까지 발표

‘의료 공백’의 공포와 ‘공공병원의 소중함’을 경험한 대구 시민들의 제2 대구의료원 설립 요구는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대구시는 지난해 7월 설립 타당성 평가를 위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고 그 결과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의 필요성과 타당성이 입증되었습니다.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3월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확정하고 로드맵까지 제시하였습니다. 올해 부지 선정 등을 위한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내년에 기본계획 수립,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추진하고 2024년 설계, 2025년 착공, 2027년 완공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선거 기간은 물론이고 당선 후에도 제2 대구의료원 설립에 대해 다시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밝혀 설립이 무산되는 건 아닌지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홍 당선인이 TV 토론에서 드러낸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은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OECD 국가 평균 공공병상 비율은 71.6%, 우리나라는 9.7%에 불과

‘법률상으로 영리병원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 병원은 모두 공공의료다’라는 홍 당선인의 언급은 의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병원에 투자한 주주에게 수익을 배당하는 ‘주식회사 병원’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현재의 모든 병원을 공공의료 기관이라 볼 수는 없습니다. 많은 병원이 의료를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한 무한 경쟁 속에 있음을 우리 국민은 잘 알고 있습니다. 재벌까지 병원 사업에 뛰어들었고 소위 ‘빅5(Big 5)’라는 초대형 병원은 한 해 1~2조가 넘는 의료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반면 ‘돈보다 생명’의 가치를 지향하는 ‘공공병원’은 투자 부족으로 점점 더 위축되고 있습니다. OECD 공식 집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은 9.7%에 불과합니다. OECD 회원국 평균이 71.6%임을 고려하면 기형적으로 적습니다. 10% 병상도 갖지 못한 어려운 여건의 공공병원에서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70% 이상을 감당했습니다.

공공병원에서는 비급여처방이 적고, ‘적정 진료가 이루어져 의료비 부담 줄어

‘우리나라 의료수가는 병원 등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도립병원, 시립병원을 한다고 해서 의료수가가 훨씬 싸고 그렇지 않다’라는 홍 당선인의 언급 역시 현실과 거리가 멉니다. 공공병원에서는 ‘과잉 진료’가 아니라 ‘적정 진료’가 이루어져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민간병원에 비해 적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가 민간병원에서 공공병원보다 최대 5.9배나 많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한 공공병원은 다가올 초 고령화 사회에서 우려되는 의료비 폭등도 막아줍니다. 공공병원이 ‘표준진료’를 제시함으로써 민간병원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려면 전국에 공공병원이 지금보다 더 많이 세워져야 합니다.

상급 종합병원 많은 대구에서 입원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한 코로나 환자 연이어 발생

‘대구는 최상위 등급 종합병원 병상 수가 부산, 울산의 거의 2배에 가깝습니다. 의료 수급이 충분한 데는 굳이 공공병원이 필요 없다’라는 홍 당선인의 언급 역시 단편적인 시각입니다. 코로나 1차 대유행 당시 상급 종합병원이 많은 대구에서 왜 입원도 못 한 채 사망한 환자가 연이어 발생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물론 상급 종합병원도 중환자 치료 등 나름의 역할을 했지만, 신속하게 병상을 비우고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환할 수는 없었습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에서는 ‘병상 동원령’까지 내렸지만, 민간병원의 병상 확보는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서울의료원 마당에 컨테이너 병상까지 설치해야 했습니다. 민간 상급 종합병원 병상 수가 지역의 감염병 대응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상급 종합병원이 아니라 공공병원이 더 세워져야 합니다. 민간병원과의 협력 체계 구축도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유사시 신속하게 동원되어 의료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병원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지역 종합병원 병상 적어 극심한 상급 종합병원 과밀화, 지역 간 건강 격차 초래

대구에 상급 종합병원 병상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300~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병상은 매우 적습니다. 지역 의료 체계에서 허리 역할을 맡을 종합병원의 부족으로 상급 종합병원 응급실의 과밀화가 심각한 상황이고 지역 의료 수준의 저하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구의 구·군별 의료 인프라 격차가 건강 불평등까지 초래하고 있습니다. 2019년 국립중앙의료원의 분석 결과 대구 동북권역은 종합병원 병상이 약 1,700개 이상 부족한 상황입니다. 평상시에는 수준 높은 종합병원 역할을 하다가 유사시 전담병원으로 전환이 가능한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공공병원의 착한 적자는 정부와 지자체 책임, 좋은 공공병원 만들면 적자 걱정 없어

10여 년 전 적자를 이유로 폐원한 대구 적십자병원이 있었다면 코로나19로 인한 대구 시민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취약 계층 진료 등으로 발생하는 공공병원의 불가피한 적자는 ‘착한 적자’라 불립니다. 우리는 홍준표 당선인이 기존 대구의료원의 적자를 이유로 제2 대구의료원 설립 계획을 뒤집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전체 적자 규모도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구의료원의 의료급여 환자 비율이 40%를 넘어 ‘착한 적자’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공병원의 ‘착한 적자’는 당연히 국가와 지방정부가 보전해야 합니다. 공공병원은 흑자 여부가 아니라 공공의료 본연의 역할 수행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대구시가 대구의료원에 더 투자하면 더 많은 시민이 찾게 되고 적자 폭도 줄일 수 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절반은 이미 흑자 상태입니다. 제2 대구의료원 역시 접근성 좋은 위치에 건립하고 우수한 의료진과 좋은 의료 장비를 갖춘다면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공병원이 될 것이고 적자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공공병원은 취약 계층이 이용하는 병원이라는 선입견을 이제는 버려야 합니다. 기존 대구의료원 강화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은 대구시가 동시에 추진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윤석열 정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국정과제로 채택, 시민의 건강권 보장은 시장의 책무

코로나19의 고비를 넘기더라도 감염병의 대유행은 더 짧은 주기로 반복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남긴 값비싼 교훈을 새기고 대구의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마침 윤석열 정부도 제2 대구의료원 건립 정책을 지역의 정책과제로 선정해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는 최근 불거진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시정과제로 채택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합니다. 제2 대구의료원 설립으로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시민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대구시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를 다하는 것임을 유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2년 6월 21일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 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