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지역언론, 국정농단 TK인사들 비호하지 말라

신문

선진국민연대와 ‘영포라인’ 등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 권력사유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총리실 박영준 국무차장이 이 일의 핵심관계자로 지목되면서 여․야, 진보․보수를 막론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명박정부가 이 일의 실체를 낱낱이 조사하여 국정을 농단한 주범을 밝히고 엄중히 징벌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박영준 차장 등 이 일에 관계된 이들 스스로 죄과를 밝히고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정서와 달리 지역의 유력한 한 일간지가 박영준차장 등이 TK인사라는 이유로 지면을 빌어 이들을 비호하는 듯한 여론을 유포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일간지는 보도기사 및 사설 등을 통해 이번 논란을 박영준 차장 등 TK인사들을 권력에서 배제시키려는 것으로 보고, 이에 맞서 민주당 전병헌 의원을 상대로 법적대응 방침을 밝힌 박영준차장의 행위가 TK인맥과 지역이익을 지키려는 뜻있는 행동인양 보도하고 있다. 이 일간지는 더 나아가 박영준차장 등 국정을 농단한 이들을 비판하는 세력을 대구경북 지역전체를 비도덕적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이라면서 동남권 신공항,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지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들 TK인사들이 권력에서 배제되지 말아야 하며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대구경북지역이 정면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 리는 이 일간지의 이러한 보도가 비록 지역의 이익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 할지라도 이는 매우 뒤틀리고 왜곡된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으로써 유감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이 지역출신이고 대구경북이 이명박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 믿는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거니와 그렇기 때문에 지역출신 인사들이 권력핵심을 장악하고 지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국정을 이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더욱 뒤틀린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지 역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정이 농단당해도 되는 것인가. 정치권의 권력투쟁이라는 성격이 없지 않다해도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들에게 해를 끼쳤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닌가. 이들이야말로 대구경북의 이미지를 먹칠하고 전 국민 앞에 부끄럽게 만든 장본인들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사들의 권력에 기대어 지역의 이익을 챙기려 드는 것은 오히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나라 전체를 망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 리는 진정한 대구경북의 자존심은 나라와 국민에게 해를 끼친 인사들을 규탄하고 징벌하는 일에 대구경북이 먼저 나서는 것이라 생각한다. 군사쿠데타와 광주학살, 부정축재로 대구경북의 이름을 더럽힌 전두환, 노태우가 TK의 자랑이 아닌 것처럼 권력을 사유화하여 국정을 농단한다는 의혹을 싸고 있는 박영준차장 같은 이들도 마찬가지다.

 

대 구경북의 자랑은 잘못된 권력을 제대로 비판하고, 우리가 잘못했을 때도 마땅히 책임지고 이를 반복하지 않는 용기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역언론은 지역여론을 왜곡하지 말라.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고 책임지라고 떳떳하게 주장하라. 이것이 대구경북 지역민의 자존심을 살리는 일이자 언론이 걸어야 할 정도일 것이다.

2010년 7월 13일

대구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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