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 대구참여연대, 경실련 섬유산업 전면적 감시운동 선언

섬유산업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감시운동을 선언한다.
– 주민감사청구 및 감사원 감사 청구를 제기하며

지난해 내부제보로 밝혀지고, 검찰과 법원에 의해서도 확인된 한국패션센터(이하 패션센터), 대구중앙패션조합(이하 패션조합) 이사장 등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는 밀라노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섬유관련 기관, 단체의 대한 의혹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대구광역시, 대구전략산업기획단, 산업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한국산업기술재단 등 감독, 평가권한을 가진 기관들의 역할이 유명무실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따라서 패션조합 이사장 등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는 일부 섬유관련 인사들의 부도덕성과 감독, 평가 기관의 직무유기가 빚어낸 필연적인 사건이자, 밀라노프로젝트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밀라노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감사원, KDI 등 국가기관은 물론 지역사회 내부에서도 지적과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부실한 계획으로 인한 중장기 발전비전과 전략 부재, 특정인맥 중심의 사업주체 구성, 사적 이해에 따른 사업목표와 과제 설정, 사업의 비효율성 등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사업주체들과 관련기관들은 이러한 지적과 비판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고, 그 결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밀라노프로젝트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따라서 패션센터 등의 범죄행위 확인은 밀라노프로젝트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대구광역시, 대구전략산업기획단, 산업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등 관련기관들은 이를 밀라노프로젝트를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기는커녕 명백하게 드러난 범죄행위에 대한 제재조치마저도 취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대구광역시와 대구전략산업기획단은 지역사회의 합의를 거치지도 않고, 제3단계 지역산업발전 로드맵의 4대전략에 섬유를 포함시켜 또다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려 하고 있다.

밀라노프로젝트의 파행과 실패는 예산낭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상실까지 초래한다. 지역경제, 나아가 지역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이기도 하다. 이에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두 단체의 역량을 합쳐 밀라노프로젝트, 나아가 대구광역시 등의 섬유산업정책 전반에 대한 감시운동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하려고 한다.

1. 우리는 패션센터 등의 비리와 관련하여 대구광역시에 대한 주민감사, 대구전략산업기획단,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한국산업기술재단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것이다.  

패션센터와 패션조합 이사장 등은 연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연구원인 것처럼 사업계획서를 꾸며 인건비를 받아내고, 행사비 등을 늘리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가로챘다. 이는 당연히 환수대상이다. 그러나 대구광역시는 검찰, 법원에 의해서도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수하지 않았다. 이는 직무유기가 분명하다.
그리고 대구전략산업기획단, 한국산업평가연구원, 한국산업기술재단 등은 평가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하여 패션센터의 범죄행위를 방지, 확인하지 못했고, 범죄행위가 밝혀진 이후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또한 명백한 직무유기다. 이에 우리는 대구광역시에 대한 주민감사를 청구하고, 주민감사청구 대상 기관이 아닌 대구전략산업기획단과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한국산업기술재단 등에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것이다.

2. 우리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등 밀라노프로젝트 추진기관과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관련 단체들에 대한 구체적인 감시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밀라노프로젝트의 전개 양상으로 미루어 볼 때 패션센터와 패션조합의 비리는 이들 기관, 단체만이 아니라 관련 기관, 단체 모두에서 구조화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패션센터, 패션조합과 같은 잣대로 이들 기관, 단체의 사업을 점검할 것이다. 그 결과를 대구시민에게 모두 공개하고,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그에 상승하는 책임을 묻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3. 우리는 대구광역시, 대구전략산업기획단, 산업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등을 감시하고 책임을 묻는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이들 감독, 평가기관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패션조합 등의 비리는 아예 발생하지 않았거나, 초기에 적발했을 것이다. 패션센터 등의 비리가 내부제보에 의해서야 밝혀질 정도로 정상적으로 작동한 기관이 한 곳도 없었던 것이다. 이는 업무소홀, 직무유기의 차원을 넘어서 유착의 가능성도 없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에 우리는 이들 기관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때까지 감시와 비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4. 우리는 ‘섬유산업정책 감시단’을 구성하여 밀라노프로젝트, 섬유산업정책에 대한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려고 한다.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권력에 대한 감시, 견제를 중요한 활동영역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사안별로 함께 한 과제가 적지 않지만,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한 전면적인 감시와 같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사안을 함께 한 경험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두 단체는 밀라노프로젝트 감시활동이 각 단체에서 중점을 기울어야 할 과제이자, 두 단체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만 하는 과제로 인식하고, 두 단체가 공동으로 ‘섬유산업정책 감시단’를 구성해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밀라노프로젝트의 파행과 실패는 사회적 합의과정 없이 일부 집단에 의해 결정되고,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채, 일부 집단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진행된 사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지역사회가 지금까지 진행된 밀라노프로젝트에서 배워야 하는 가장 큰 교훈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패션센터 등의 비리, 최근의 3단계 지역산업발전 로드맵 작성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대구광역시 등의 태도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우리의 활동이 밀라노프로젝트의 개선은 물론 지역경제, 지역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길 바라며,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한다.

2007년 5월 3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대구참여연대

 

밀라노주민감사청구보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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