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한국델파이 매각관련 시민단체 공동성명

한국델파이 매각관련 시민단체 공동성명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 매각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 투기자본, 부실·불건전한 기업은 배제해야 –

한국델파이(주)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차청산법인 등 국내주주 4개사가 지분매각을 위해 ‘한국텔파이(주) 주식매각협의회’를 구성하고, 산업은행-HSBC(홍콩상하이은행)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여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대구지역 제조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 ‘스타기업’이자 2,200여 명의 노동자, 5만여 명의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생존권과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 지역사회 밖에서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델파이(주)의 국내주주는 대우자동차, 대우정밀,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회생을 위해 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등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한 구 대우그룹의 계열사들이었는데 이 중 S&T로 매각된 대우정밀(주)외에는 청산절차를 밟고 있거나 워크아웃상태에 있다. 이런 점에서 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등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한국델파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일정부분 불가피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델파이(주)의 매각결과에 따라 2,200여명의 노동자와 5만여명의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고용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현재의 경영성과는 대우자동차 부도의 어려움을 극복한 노사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의 매각은 단순히 공적자금 회수에 맞추어 한국델파이(주) 노사 등 이해당사자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할 일은 아니다. 또한 대우자동차 등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기업회생을 위한 것이었고, 매각대상 지분이 공적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델파이(주) 지분매각의 목적은 한국델파이(주)의 소유와 경영의 정상화에 두어져야 하며, 매각과정 또한 공적 결정 과정에 준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한국델파이(주)의 국내지분은 최소한 다음의 원칙과 기준에 따라 매각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산업은행 등에 이를 수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1. 한국델파이(주) 지분매각의 전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대상기업선정의 기준과 원칙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를 공개하여 노사, 협력업체 종사자 등 이해당사자들이 매각과정과 결과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매각 전 과정에 한국델파이(주) 노사 등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2. 단기적인 이익만을 노리는 ‘투기자본’은 매각대상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투기자본’이 아니더라도 재무적 투자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큰 기업 역시 매각대상에서 배제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델파이(주)를 인수한 기업이 분할매각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3. 대지주가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기업,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건전한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이 한국델파이(주)를 인수하도록 하여야 한다.

4. 한국델파이(주)는 건전한 노사관계를 형성, 유지하고, 협력하청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기업에 매각되어야 한다.

5. 대구광역시, 대구광역시의회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한국델파이(주)가 정상화되어 지역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대기업 유치에 준하는 인센티브 제공 등 건전한 기업이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 매각은 노사, 협력업체 종사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만일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이 투기자본이나 인수 후에 분할매각하려는 기업에 매각된다면 지역경제는 고용축소, 극심한 노사갈등, 협력하청업체의 도산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이 빠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을 건전한 기업이 인수하게 하는 것은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우리는 지자체와 지역언론, 지역경제계 등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줄 것을 요청하며, 한국델파이(주) 국내지분 매각을 범시민적 과제로 만들고, 대구시민의 힘으로 한국델파이(주)를 정상적인 지역기업으로 만드는 일에 함께 나설 것을 제안한다. 우리도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8년 9월 4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여성의전화․대구여성회․대구참여연대․대구환경운동연합․대구YMCA․우리복지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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