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시민들의 실질적 참여가 보장되는 재정토론회가 되어야 한다.

명분축적, 실적쌓기로 전락한 대구시 재정토론회 개최를 비판한다!
대구시는 예산편성과정에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라!

대구시는 9월 27일-28일 양일간에 걸쳐 2006년 예산편성을 위한 재정토론회를 개최한다. 대구시는 이번 재정토론회 개최의 목적을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재정정책운영에 대해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민의견을 수렴하여 수요자 중심의 거버넌스형 예산편성’이고 둘째는 ‘재정토론회를 통해 대구시 재정운영 상황설명 및 정책대안 토론과 한정된 재원의 합리적 배분방안 모색’이다.

대구시는 각 분야별 토론회와 종합토론회에 각 2시간의 시간배정을 하고 있다. 이 중 30분은 해당분야 실, 국장들의 발표가 있고, 토론자에게는 각 10분의 토론시간이 배정된다. 관심이 있어 방청객으로 참여하는 시민에게는 총8분-10분의 질의 및 토론의 시간이 배정된다.

◦ 개    회 10:00(14:00)

◦ 국민의례10:00(14:00) – 10:02(14:02)

◦ 주제발표(현황설명) 10:02(14:02) – 10:32(14:32) / 해당 실국장 분야별 10분

◦ 토    론

지정토론자10:32(14:32) – 11:42(15:42) 토론자 7명(10분씩)
일반토론자11:42(15:42) – 11:52(15:52)

◦ 질의답변 11:52(15:52) – 12:00(16:00)

◦ 폐    회  12:00(16:00)

<출처 : 대구시 2006년 예산편성을 위한 재정토론회 개최 계획 중 토론회별 시간계획>

위와 같은 재정토론회는 당초의 개최 목적을 무색케하고 있으며 오히려 재정토론회를 실적쌓기와 명분축적을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시키고 있다.

첫째, 실, 국장들에 의해 각 10분 동안 진행될 주제발표는 ‘2005년 주요사업추진실적, 2006년 정책목표 및 추진방향, 2006년도 주요사업 추진계획’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내용을 10분의 시간동안 발표한다면 그 내용은 개략적인 내용에 그칠 수밖에 없으며, 실적위주의 홍보성 발표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

둘째, 토론자의 토론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10분의 시간동안 대구시 발표내용에 대한 문제지적 등의 의견제시, 대구시 정책방향에 대한 제안과 예산편성에 대한 의견제시 등의 토론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토론자들은 대구시의 발표에 조언을 하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셋째, 발표자와 토론자간의 토론조차도 보장되지 않는다. 대구시는 수명의 구성원이 직접 토론에 참여하는 panel disscussion 방식으로 토론회를 운영하겠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지만 위와 같은 시간배정으로는 상호간의 토론은 절대 진행될 수 없다.

네째,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의 토론이 사실상 보장되어 있지 않다. 10분정도로 배정된 시민토론은 진행상 배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민들은 방청석의 자리를 채우는 선에 만족해야 한다.

다섯째, 정보제공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토론회와 관련하여 토론자들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당일 발표될 주제발표문이 전부이다. 즉 대구시에서 만든 요약정리된 자료에 토론을 의존해야 한다. 내실있는 토론이 진행되려면 적어도 ‘2005년 결산자료, 2006년 예산요구서와 주요사업 상세설명자료’는 필히 제공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구시의 2006년 예산편성을 위한 재정토론회는 ‘시민들의 의사수렴과 정책대안 마련, 재원의 합리적 배분방안 모색’의 목적과는 달리 예산편성과정에 시민의 참여를 보장했다는 명분축적과 실적 쌓기의 요식적 행정행위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가 진정으로 시민들의 의사를 수렴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풍부한 토론이 가능한 시간과 일정배정, 내실있는 토론을 위한 충분한 정보제공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그리고 토론자의 선정에 있어서도 일방적인 선정이 아니라 인터넷 등의 홍보매체를 통해 시민들의 공모를 직접 받으려는 노력 또한 필요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의 과정에 시민들의 폭넓은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타 지역에서는 이전부터 시민들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다양한 설명회와 토론회의 개최, 예산에 대한 충분한 정보제공, 조례 등을 통한 예산과정에서의 시민참여보장 등이 이미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이제 대구시는 요식적인 행위를 극복하고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적,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하며 아래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재정토론회의 내실있는 진행과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과제

1.. 사전설명회의 개최
– 전년도 결산, 다음연도 예산편성의 방향 등에 대한 사전 설명회

2. 실․국별 토론회 개최
– 현재 3-4개의 실․국별로 묶어서 3번의 토론회 진행방식에서
– 실․국별 토론회 개최 : 충분한 주제 발표와 토론시간 보장

3. 사전 자료의 충실한 제공
– ‘05 결산 관련 자료, ’06 예산 요구서 등
– 일반 시민들도 이해하기 쉬운 자료 제공
– 자료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가능한 시간의 제공
– 누구나가 볼 수 있는 자료 제공 방식
– 이전 년도 예산편성에서 시민의견의 반영 정도

4. 대구시, 학계, 시민단체,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재정토론회 준비위원회 구성
– 준비위원회를 통한 토론자 추천, 섭외
– 재정토론회 개최 계획과 운영에 대한 협의 등

5. 재정토론회 발표 자료의 사전 공개 및 시민의견수렴
– 재정토론회의 주제발표 자료의 인터넷 공개 및 의견수렴
– 시민단체, 관련 학계, 유관기관 등에 주제발표 자료 전달 및 설문조사 시행 등

7. 향후에는 2005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매뉴얼에 예시된 ‘주민참여예산제운영조례’에 준하는 제도의 도입과 시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005년 9월 26일

주민참여예산제도 도입을 위한 연석회의

(남부지역새교육시민모임,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우리복지시민연합, 인권실천시민행동, 주민과선거,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