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지금 우리는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민의의 전당이어야 할 국회가 민의를 배신하고 있으며,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정치인이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현실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체념과 냉소로 외면하는 것은 당장 우리의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며 역사와 후세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되새기며 유권자 여러분에게 정치개혁을 위한 선거참여와 낙선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유권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

이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1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구하고자 이 자리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서 있습니다. 지난 16대 국회는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정치권의 오만함에 분노와 좌절을 지워버릴 수 없었습니다.

마치 범죄집단처럼 수 백억 대의 불법 비자금으로 선거를 치르는가 하면, 비리에 연루된 동료의원들을 감싸기 위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심지어 석방동의안을 통과시켜 감옥에 있는 부패정치인을 구출해 내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개혁 법안은 국회에만 들어가면 누더기가 되었고, 오히려 그 법안을 이용해 이권을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카드부채로 수많은 가정이 파탄 나고 청년실업이 증가해 국민들이 자살을 선택할 때도 그들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에 불과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은 진정 국민을 유권자로 여긴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국민은 그저 선거철에만 필요한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정치권은 16대 국회 마감 한 달을 앞두고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했던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키고 말았습니다. 유권자의 뜻과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은 그저 무력한 존재만은 아니었습니다.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한 손에는 희망을 간직 한 채 탄핵반대와 민주수호를 외쳤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피어올랐던 촛불은 국민들의 분노와 심판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촛불의 물결은 국민이 주권자임을 선언하는 희망의 물결이었습니다.

국민여러분 ! 그리고 유권자 여러분

이제 국민 위에 군림했던 정치인들에게 준엄한 국민적 심판을 내려야 합니다. 나의 한표로 정치를 바꿔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권자 스스로가 변화해야 합니다. 금품과 향응, 각종 기부행위를 물리침으로써 돈선거, 부정선거를 뿌리뽑아야 합니다. 지연과 학연을 따지기보다 정책과 인물을 검증해 유능하고 깨끗하며, 비전을 제시할 정치인을 선택해야 합니다. 17대 국회를 가장 깨끗하고 일 잘하는 국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손으로 선정한 낙선대상자는 그동안 우리 국민이 그토록 비난해오던 부패 비리 연루자, 선거법 위반자, 철새정치인, 도덕성과 자질을 의심케 하는 정치인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자신의 소중한 한표를 던지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행사이자 항의의 표현입니다. 오늘 우리 유권자위원들은 국민과 유권자 여러분에게 낙선운동의 대열에 함께 하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국민 모두의 것이듯 낙선운동을 통한 정치개혁의 희망 또한 유권자와 국민 모두의 열망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여러분 !

반드시 투표에 참가해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합시다 !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들을 추방합시다 !
권력을 쫓는 철새정치인을 추방합시다 !
민심에 귀기울이지 않는 오만한 정치인들을 추방합시다 !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을 추방합시다 !
돈과 금권 선거를 자행하는 정치인을 단죄합시다!
유권자의 한 표를 현명하게 행사합시다 !

2004년 4월 15일은 절망과 한숨이 아니라 국민이 승리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4월 15일 밤에 거리거리마다 승리의 함성이 울리기를 간절히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4월 6일

새로운 사회를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원하는 2004총선시민연대 유권자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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