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2015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선포한다! 대구시는 전면적인 탈시설화를 추진하라!

 

 

2015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선포한다!
대구시는 전면적인 탈시설화 추진하라!

장애인

장애인은 ‘장애인의 날’을 거부한다.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은 우리를 위한 날이 아니었다. 장애인의 날만 되면 마치 장애인이 이 사회에서 한 구성원으로 차별 없이 살아온 것 마냥 정부와 지자체, 관변단체, 기업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앞서서 행사를 치르기에 급급하다. 장애인들을 모아 야유회를 가고, 대회를 열고, 공연을 치르며, 체육관에서 ‘불쌍한 이’들을 모아 상을 주고, 밥을 먹인다. 언론은 이런 행사를 쫓아 정작 장애인을 대상화시키고 억압하고 있는 이들이 벌이는 잔치에 ‘아름다운 사회’라는 왜곡된 이미지를 덧씌운다.

그러나 결국 그 단 하루가 끝이 나고 나면 장애인들은 다시 이 땅에서 철저하게 버려진 존재로 취급되며 장애인이 겪고 있는 현실의 문제는 다시금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만다. 그동안 장애인의 날은 우리가 정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요란한 잔치로 장애인이 이 땅에서 받는 차별과 박탈, 배제들을 숨겼으며 결국 장애문제를 당사자와 가족만의 문제로 떠밀어왔다.

한국사회와 대구시 장애인복지의 시작과 끝, 격리와 수용

거짓된 잔치에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주류 언론은 장애인의 삶을 방치해 왔던 지난  날들에 대해 면죄부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들은 무엇을 얻었는가? 한국사회와 대구시의 장애인복지는 사실상 하나로 귀결되었다. 이 사회에서 장애가 중하면 중할수록 생존하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단 한 곳, 아무리 싫어도 가족이 죽고 난 뒤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그 단 한 곳, 수용시설.

연달아 이어지고 있는 지역 장애인들의 죽음과 시설 안에서의 인권침해 문제는 이 땅 장애인정책의 구호를 말해 주고 있다. “지역에서 알아서 살아가든가, 정 살기 힘들면 수용시설로 들어가 조금의(?) 인권침해는 감당하든가!” 그들은 언제나 겉으로 통합과 인권을 이야기 했지만, 가장 ‘현실적인 것’들을 이야기 할 때엔, 그들만의 가장 ‘현실적인 이유’를 내세우며 결국 우리의 삶을 격리시키고 수용시켰을 뿐이다. 이제 믿을 수 없다.

4월 20일, 대구시는 이제 탈시설화를 선언하라!

대구시는 장애인 수용시설의 도시이다. 12만명의 장애인 중 1천 6백명의 장애인이 지금 이 시간도 수용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 시설당 100명 이상의 입소자가 밀집되어 살아가는 대형 시설도 전체 20곳 중 8곳으로 전국에서 3번째로 손꼽힌다. 장애인예산의 상당수가 수용시설과 사회복지법인에 흘러들어가는 것은 이제 놀라울 일이 아니다.

현재 달성군에는 설치비만 10억 이상의 세금이 들어간 또 하나의 수용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2013년 대구시가 승인한 이 사업은 장애인 편의시설의 법적 기준조차 갖추지 못하여 3년 째 설치신고조차 못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업자인 청인재단은 최근 달성군청에 법적 최소한인 장애인 편의시설 기준 자체를 완화 적용해 달라며 유래 없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대구시는 ‘권영진 시장 이전의 일이다’, ‘국비사업이라 어쩔 수 없다’, ‘군청의 권한이다’며 논의를 일축하고 책임을 피하기 급급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권영진 대구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탈시설화 입장 표명 ▲신규시설 설립금지 및 중장기적인 수용시설 정책 폐기계획 수립 ▲임기 내 전체 시설 입소자 20%(320명)의 탈시설화 지원 ▲공적인 전환서비스 지원체계 마련 등을 약속했지만, 2015년 어떤 계획이나 예산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권 시장과 대구시청의 이런 무책임한 모습을 보며 우린 다시 이 자리에 섰다. 우리의 요구는 매우 간단하다. 수용시설에 들어가지 않고도 “여기”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 격리와 배제의 수용시설을 탈출하여 “여기”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를 원한다. 수용시설에 그 어떤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도 이젠 싫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 여기서 함께 살고 싶다! 대구시는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 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위해 전면에 나서야만 할 것이다.

법조차 안 지키는 시설확충, 즉각 중단하라!
320명의 탈시설화, 대구시는 즉각 이행하라!
대구시는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 즉각 보장하라!

2015년 4월 6일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및 참가자 일동

장애인지역공동체,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대구대학교인권활동가모임나비, 달성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근육장애인대구경북협회,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맥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장애인인권교육네트워크, 대구경북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 한사랑발달장애인자립지원센터,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무지개인권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한국인권행동, 낮은자리, 주거권실현을위한대구연합, 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여성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대구지회,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참여연대, 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민중과함께, 민중행동, 포럼다른대구,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연맹대경지부, 전국교수노동조합대구경북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구지부, 성서공단노동조합, 노동당대구시당, 정의당대구시당 (총 36개 단체/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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