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조해녕 시장 퇴진과 대구시 개혁을 위한 시민행동선언

조해녕 시장 퇴진과 대구시 개혁을 위한 시민행동선언

2.18 대구지하철 참사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어처구니없는 비극이었습니다. 지하철공사와 대구시가 조금만 잘 대처했더라도 200명에 이르는 아까운 목숨이 운명을 달리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대구는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은 불안한 분위기에 젖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대구의 비극에 발목을 잡혀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대구시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이 계속되는 한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1996년 수 십 명의 어린 생명이 상인동 지하철공사장 폭발로 사라지는 비극을 목도한 바 있고, 2000년에는 신남 네거리 지하철 공사장 붕괴 사고로 다시 아까운 생명을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수년마다 반복되는 대형참사는 부끄러운 대구의 얼굴입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얼굴 뒤에는 지하철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대구시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대구시가 존재해야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 있습니다. 만일 대구시가 그러한 기대를 저버렸다면 시민은 대구시를 단죄하는데 서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대구시 행정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조해녕 시장에 대하여 지하철 재난관리실패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해녕 시장이 민선시장이라는 이유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을 계속하도록 둘 수는 없습니다. 조해녕 시장이 있는 한 대구에는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시의 과오로 인해 어처구니없이 죽어 간 많은 생명과 유가족 앞에, 그리고 도탄에 빠진 대구시민 앞에 시장이 아니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시신과 유품을 쓰레기처럼 폐기하고, 군인까지 동원해 사고현장을 물 청소시킨 책임까지 지하철공사 직원들에게 전가시키는 조해녕 시장의 모습은 이미 지도력을 상실한 초라한 모습 그 자체입니다. 조해녕 시장은 대구시민에게 깊이 사과하고 물러나야 합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구시민의 생명과 안전, 권리와 행복을 지켜 줄 수 있는 유능한 대구시를 건설하는 데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대구시의 행정을 개혁하고자 합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시장을 퇴장시키는 대구시민의 힘은 참다운 지방자치의 동력이 될 것이며, 책임 있는 유능한 대구시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전국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시민사회에 의한 지방정부개혁 사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대구의 폐쇄적인 정치와 행정을 개혁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시민행동에 돌입하고자 합니다. 대구시의 과오로 억울하게 운명을 달리하신 생명들을 다시 한번 깊이 애도하며, 결연한 의지로 조해녕 시장 퇴진과 대구시 개혁을 위해 나설 것을 다짐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03년 4월 16일

조해녕 시장 퇴진과 대구시 개혁을 위한 시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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