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재래시장, 문제점과 활성화를 위한 제언!!

시장은 상품을 통한 인간의 교류장소이다. 지난 1960년대부터 시작한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모든 산업이 개발계획에 맞추어 꾸준히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하여 왔지만 재래시장만은 답보 내지는 정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는 중소상업의 진흥과 영세상인의 보호 육성을 통한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을 뿐 아니라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유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유통부문의 근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래시장의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활성화 방안이 수립되어야 하는바,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저해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째, 상인자본의 영세성을 들 수 있다. 영업과 생계의 미 분리로 인한 생업 위주의 경영방식을 고집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임대 점포상으로 과중한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다.
둘째, 시설의 불비와 낙후성을 들 수 있다. 시장주변에 노점상이 밀집되어 가격질서가 문란하고 위생시설 불비, 영수증 주고받기 미실시, 시장내 통로 불편, 화재발생시 피해 우려, 휴게소등 고객편의시설 불비, 공중화장실의 비위생적, 안내표지 같은 서비스 시설 미비, 주차시설 미흡 등등이 있다.

셋째, 점포 경영 교육이 부족하여 시장환경 악화 및 경영관리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인들의 낮은 상도의 의식 및 만족과 긍지를 느끼지 못하는 직업의식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대구에 있는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현대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육성, 발전 시킬 수 있는지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우선, 현재 대다수 상인들이 추구하는 부동산 임대형의 경영방식을 탈피하여 상인들 스스로가 도·소매 유통기능을 담당하는 유통업자로서 대형 할인 매장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있는 체질개선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한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기 위한 제반시설과 품질 및 가격 등을 보장할 수 있는 소비자 지향형의 경영체재를 다져야 한다.
이 외에도 상거래 질서 확립과 시장 환경의 청결, 거리 질서의 확립, 정확한 도량 형기, 위생환경 개선 등을 원활히 추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정부 당국이나 지방 자치 단체에서의 행정지원 및 금융세제 상의 지원책 강화가 필수적이다
현대화된 재래시장 중 지난 11월 30일 새롭게 단장한 서울의 중앙시장을 살펴보자.
서울에서 가장 더럽고 낙후화된 시장 중의 하나였던 중앙시장이 서울시와 중구청, 시장, 건물주 등이 힘을 합해 사업비 23억 여원을 투자하여 첨단시장으로 탈바꿈시켜 “민간이 한 마음이 된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앙시장 운영회 최민오 회장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단순한 ‘사람 냄새’ 만으로는 경쟁이 힘들어져 고객이 거리낌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여 겉모습은 많이 변했지만‘덤’이 있고 ‘정’이 넘치는 시장 분위기는 그대로 살렸다.”는 얘기를 했다.
중앙시장은 비가 와도 끄떡없는 전천 후 아케이드 설치, 500여 개의 간판 정비, 어지로운 좌판 정리, 폭 4m 소방도로 확보, 도로포장, 지하쇼핑타운 입구 보수등 질퍽한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씻고 새 옷을 입었다.

대구 지역의 재래시장도 변화를 꾀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그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번개시장을 가 보았다. 원래 번개시장이라는 이름은 새벽녘 완행열차 도착 시간에 맞춰 번개처럼 장이 섰다가 사라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완행열차가 모습을 감추어 일용좌판을 취급하는 상설시장으로 뿌리를 내렸다. 솔직히 채소나 과일, 어류, 곡물 같은 품목은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보다 값도 싸고 싱싱함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재래시장을 잘 찾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아마도 서두에서 언급한 시설불편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한 쇼핑객, 특히 20~30대 젊은층은 대형할인매장으로 몰리는 것 같다.
대구시와 구청, 건물주, 시장 상인들이 한데 모여 낙후된 대구의 재래시장을 살리고 활성화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단지 비용만 들여 겉모습만 바꾼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떠한 점이 불편한지? 다각적으로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채소는 할머니가 직접 기르신 거예요?”
“그럼, 싸게 해 줄 테니 가지고 가.”
“할머니 좀 더 주세요.”
“덤을 이렇게 많이 주면 밑지는데, 하는 수 없지.”

이 말은 상인과 소비자가 정을 주고 받으면서 간혹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고 더러는 ‘덤’을 얻기도 하는 시장의 이런 정겨운 모습은 대형할인매장이나 백화점에서 흉내낼 수 없는 부분이다. 시간이 날 때 자녀들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의 정겨운 모습을 한 번 둘러보십시오.
메마른 이 사회에 그래도 정이 넘치는 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휴머니즘으로서의 시장의 가치야 말로 유형적인 것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시장의 ‘존재가치’인 것이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