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알바 청소년 보호조례 부결시킨 수성구의회 개탄

  • 수성구의회, 오늘(10.25) 본회의에서 근로 청소년 보호를 위한 일명 ‘알바청소년 보호조례’ 부결시켜
  • 조례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청소년 동성애 조장 우려 등 보수 기독단체의 얼토당토않은 주장에 편승, 청소년 권리 짓밟아
  • 보수정당 지배하에 풀뿌리 보수주의로 고착된 대구 지방정치의 민낯 그대로 보여줘

대구참여연대는 오늘(10.25) 열린 219회 수성구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 상정된 ‘대구광역시 수성구 시간제 근로 청소년 등 취업보호와 지원에 관한 조례(아래 ‘알바청소년보호조례)’가 부결되는 장면을 현장방청을 통해 목격하였다. 11명의 의원이 발의한 조례가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참히 묵살되는 광경이었다.

청소년기본법에 바탕을 둔 알바청소년보호조례는 수성구에 주소를 가진 근로 청소년이라면 시간제뿐만 아니라 누구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초적인 내용들이다. 또한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조사, 신고전화 설치 등 근로 청소년의 현실을 파악하고 실질적으로 바꿔보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그러나 수성구의회는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청소년을 보호하는 제도를 앞장서서 만들지는 못할망정 이를 부결시킴으로써 청소년들의 애절한 외침은 의회 담장을 넘지 못한채 짓밟히고 말았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 조례를 부결시킨 이유다. 이 조례내용과 아무 상관없는 ‘ 동성애를 조장하고, 배후에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있다’는 보수 기독단체의 주장에 구의원들이 놀아났다는 점이다. 이러한 삐뚤어진 시각에 죽어나가는 건 결국 힘없는 청소년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꿈을 키워나갈 시기에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놓인 근로 청소년의 삶을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가장 기초적인 권리들이 나열된 4페이지짜리 조례마저 그들에겐 사치인가.

갑질을 방지하고 민생을 보듬어야 할 의원들이 청소년의 노동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조치마저 좌절시킨 오늘 수성구의회의 행태는 보수정당의 지배하에 있는 대구 풀뿌리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것도 찬반 의원을 확인할 수 없는 무기명 투표의 장막을 친 채 말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오늘 이 조례를 부결시킨 수성구의원들은 결코 시민들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171025_논평_알바청소년 권리 짓밟은 수성구의회 개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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