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낙동강 페놀유출사고를 당하면서 운하사업을 하겠다는 정부정책에 대한 성명

낙동강

2008년 3월 2일 낙동강에 또 페놀 유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지난 91년 낙동강 페놀사태를 겪은 이후 수없이 되풀이되는 유독물 유출사고로 인해 낙동강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낙동강유역주민들은 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댜. 사고 공장과 취수장의 거리가 불과 35km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경보시스템도 가동되지 않았고, 초기 확산제어작업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사회는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들을 되풀이해서 겪어야 합니까? 또 우리사회는 언제까지 사고때마다 사고대응을 뒤로 미룬 채 관련기관들 간의 책임공방이나 하고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참으로 가관입니다. 낙동강이야 말로 대구경북을 비롯한 부산경남까지 모든 주민들의 식수원임에도 불구하고 이 낙동강에 운하랍시고 거대한 시멘트 박스 물길을 만들고 배를 띄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식수는 어디서 구합니까? 강변여과수입니까? 식수용 전용댐을 만들어야 합니까? 지하수를 퍼올립니까? 이걸로 어떻게 1,000만명 낙동강 주민들을 감당합니까? 다 부질없는 소립니다. 강변여과수는 턱도 없이 적고, 새로이 댐을 만들 장소도 없으며, 지하수개발할 만큼 돈도 없습니다. 게다가 배가 다닐 물길로 인해 본래 물길이 아예 없어져 버리거나 하천단면적이 지나치게 줄어들어 자연스레 흐르던 물이 갈곳 없어져 논밭과 마을을 덥치거나 물흐름이 지나치게 빨라져 버립니다. 그러면 상류에 유출된 독극물은 손쓸사이도 없이 하류로 내려가버립니다.

운하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웃기는 사람들입니다. 낙동강에 있는 모래를 팔아 운하를 건설하겠다니 말입니다. 낙동강 모래를 팔아치워버리면 그게 어디 낙동강입니까? 낙동강모래는 낙동강의 본질이며, 더러운 물을 정화시켜주기도 하고, 가뭄때 물을 저장하기도 하고, 물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서식공간이기도 하고, 낙동강 특유의 경관을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모든 게 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운하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거짓말을 잘합니다. 낙동강 본류에는 준설작업만 하고 운하용 수로를 별도로 건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흐르는 물이 적어 그냥 걸어서 건너도 될 지경인 낙동강에 준설만 해서 수 천톤의 배를 띄운다니 그들은 도대체 마술사들입니까? 아니면 사기꾼들입니까?
수 천톤의 배를 띄울려면 방수처리된 거대한 물길을 만들고 보를 만들어 배가 다닐 수 있는 물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국토는 동서로 확실하게 단절되어버리고, 상하류간에, 또 물과 육지간에, 바닥의 물길지표층과 물간에 일어나는 모든 물질교류가 차단되어 버립니다. 생태계구성원간의 물질교류는 생명현상 유지의 핵심작용입니다. 운하로 인한 단절은 낙동강에 의존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생존 뿐만 아니라 낙동강을 끼고 형성되어 온 우리 조상들의 모든 역사와 문화머저도 위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구경북 지방정부는 운하주장자들의 미사여구에 현혹되어 운하사업연구회니, 지원팀이니, 운하사업추진단이니, 테스크포스니, 낙동강프로젝트니 하면서 운하사업을 추진하려 들거나 운하와 연계한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뿌리내려 사는 사람이라면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고 냉철한 판단을 하십시오. 여러분들에게는 하늘의 대기가 흙먼지로 가득 메워지고, 바다와 해안이 기름으로 덮여 모든 생명체들이 전멸하고, 강물이 유독물로 더렵혀지고 식량이 유전자조작되고 있다는 게 우리의 유일한 삶터인 이 산하와 모든 생명체들에 대한 재앙의 징조로 보이지 않습니까?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운하사업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뒤틀어진 자연현상을 아예 재앙으로 몰고갈 것임을 왜 깨닫지 못합니까?

운하백지화국민운동 대구경북본부에서는 한반도 산하에 삶터를 둔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합니다. 운하사업을 저지하십시오. 왜냐하면 운하사업은 낙동강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과 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앗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운하사업을 주창하는 모든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주시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들의 말과 글과 행동을 기록으로 남겨 먼 후일 이들에 대한 역사적 단죄를 위한 증거물이 되게 할 것입니다

한반도 운하는 우리의 삶터와 생명과 문화를 말살한다!
경제적, 환경적 타당성 없는 한반도 운하 백지화 하라!!
국민적 합의 없이 운하건설 호도하는 대구경북 TF팀 전면해체하라!!

 

2008년 3월 5일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대구경북본부(준)

(참가단체 3/5 현재)
구미낙동강공동체,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여성환경연대, 대구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도시공동체,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우리복지시민연합, 주거권 실현을 위한대구연합,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대구지회,전국교수노조 대구경북지부, 대구경북진보연대(준), 새벗도서관, 함께하는 주부모임,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 인권실천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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