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4.9 통일열사 30주기 추모제 진행되다

4.9 통일열사 30주기를 맞아 지난 6일, 2.28기념공원 앞에서는 “4.9 통일열사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인혁당 사건관련 유가족들과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가운데 기자회견을 가진후 4.9 통일열사 사진, 사건관련사진, 6~70년대 민주화운동관련 사진, 사건보도기사 및 열사 소개 선전판등이 전시된 사진전 개막식도 진행했다.

함종호 4.9 통일열사 30주기 추모제 준비위원회 상임대표는 “세칭 인혁당재건위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그날을 잊지 않고 열사들을 명예롭게 하기위한 투쟁을 전개할것이다”고 인사말을 했다.

4.9 통일열사 30주기 추모제행사는 오는 9일까지 ▲4.9 통일열사 사진전(4/6~8, 2.28공원) ▲ 4.9 통일열사 진상규명, 명예회복과 정신계승을 위한 증언 및 강연회 (4/7 오후7시 곽병원 문화공간) ▲전야제(4/8 오후6시 경북대 민주광장) ▲ 30주기 추모제(4/9 오후1시 2.28기념공원) ▲ 묘소참배(4/9 오후4시 칠곡현대병원) 등의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자회견문>

청명한 하늘 아래 세상 모든 만물이 새로운 생명의 힘찬 몸짓을 시작하는 4월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러한 생활의 일상적인 상념에 잠기기에 앞서 75년 4월 9일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여덞분의 통일열사를 가슴에 떠올릴 수밖에 없다.

여덞분의 통일열사들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쿤 화두가 되고 있는 민족분단의 문제, 왜곡된 과거청산의 문제,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시대의 선구자로써 앞장서 실천하였다. 우리는 아직도 그분들이 남긴 시대적 과제를 온전히 실천하지 못했기에 그들의 영정앞에 죄스러운 마음으로 설 수 밖에 없다.

75년 4월 9일!
여러분의 통일열사들은 조국과 민중을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분단의 현실에 가슴아파했고 독재의 총칼에 저항하였다. 그러나 독립운동가들의 가슴에 총칼을 겨누던 만주군 출신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은 여덞분의 통일열사들을 무참히 사법살인하였다.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은 정권연장을 위해 민중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로운 염원으로 불타올랐던 유신타도투쟁을 잠재우기 위해 수많은 민족애국인사들을 잡아가두었으며 모진 고문을 통한 조작사건으로 당시의 정국을 타개해 가려 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조작사건이 바로 ‘세칭’인혁당 재건위 사건이다.

1975년 4월 8일 박정희의 사주를 받은 법정에서 8명에 대해 사형이라는 선고가 내려졌으며 만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4월 9일 새벽, “사법사상 임흑의 날”로 규정하고 있으며 사형이 집행된 이후에 시신조차 가족들이 찾아가지 못하게 했다.
이사건은 박정희 군사정권 18년간의 여러 인권유린사건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악명높은 사건이다. 이 사건이 일어난 이후 가족들은 간첩의 가족이라는 누명을 쓰고, 이웃에게 손가락질을 당했으며 숨죽여 살아온지 벌써 30년이다.

대통령 직속기관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조차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고문에 의한 조작사건이라고 판명했다. 또한 “국정원의 진실과 화해를 위한 위원회”에서 올해 초 우리 현대사 속에서의 7대 의혹사건중 “민청학련사건과 인혁당 사건”을 선정하고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해마다 우리는 이분들의 독재에 항거하던 정의로운 투쟁정신과 갈라진 조국의 분단을 고통스러워하며 식민지 조국의 청년으로서의 모든 것을 다바치며 삶을 살아가신 넋을 기리는 추모제를 갖는다.

그러나 올해의 의미는 참으로 남다르다 할 것이다.
4.9 통일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민주애국인사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 온 이땅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반민주세력의 저항에 직면해 있으며 아직도 우리사회의 단단한 반공반북이데올로기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
지난해 온 국민이 염원했던 국가보안법 폐지는 여전히 우리의 과제로 남아있고 노동자 농민들은 신자유주의의 파고에 고통스러워하며 스스로 목을 메는 희망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오늘날 4.9 통일열사들의 삶과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기위해서는 단순히 그들의 죽음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정도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그들은 단순히 독재정권의 탄압에 희생된 억울한 이들이 아니다. 우리 역사의 도전에 정면으로 맞섰고 독재와 분단의 사슬을 끊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했던 분들이다.
이제 우리는 열사들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해야 할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더욱 치열하게 민중이 주인되는 민주세상, 외세의 간섭없이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만들어가는 새세상을 만들어가야 그분들의 정신은 다시금 오늘날의 시대정신으로 되살아 날 것이다.

이에 우리는 4.9 통일열사 30주기를 맞는 이 자리에서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4.9 통일열사들의 삶에 대한 명예회복과 죽음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재심과 국정원의 7대의혹사건 조사사업을 예의주시 할 것이다. 사법부와 국정원은 지난 날의 과오를 국민들 앞에서 인정하고 진정한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라.

하나, 청산하지 못한 역사의 오류는 끊임없이 되살아나 온국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 세칭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독재정권 시절의 왜곡된 과거사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우리는 과거사 청산법의 올바른 제정을 촉구한다.

하나,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국가보안법은 아직도 기본적인 민주적 권리를 제한하고 있고 통일시대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저해하고 있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가로막는 법이자 사상의 자유를 가로막는 법인 국가보안법의 완전한 폐지를 촉구한다.

하나, 우리는 올해로 분단과 해방 60년을 맞게 된다. 우리는 열사들의 염원이자 7천만 겨레의 염원인 조국통일의 그날을 위해 2005년 통일운동을 힘차게 벌여나갈 것이다.

2005. 4. 6
4.9 통일열사 30주기 추모제 기자회견 참가자일동

 

추모제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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