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구미KEC 파업노동자 기본권을 보장하고 공권력투입계획을 중단하라

구미 KEC에서 파업중인 노동자들에 대한 물과 식량등의 기본적 필수품 공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위험물질이 많은 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지역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28일 진행된 바 있습니다.

이후 29일에는 많은 노동자들이 구미KEC 인근에 모여 물과 생활필수품등을 전달하기위해 노력하였으나, 결국은 물한방을 전달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시설보호 등과 같은 여러가지 명목으로 행해지는 파업사업장에 대한 공권력투입이 결국 누구를, 무엇을 보호해왔는지 새삼 되새겨봐야 하겠습니다.

아래는 지난 28일 진행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 박인규

 

[기자회견문]

사람이 우선이다!  KEC노동자들에 대한 공권력 투입 시도를 중단하고 음식물을 공급하라!!

 

(주)KEC 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며 개별 반도체 회사로는 국내최대 규모이다. (주)KEC는 2010년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으나 정작 (주)KEC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하였던 노동자들에게 탄압하는데 모든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공장폐쇄를 하겠다고 협박하고 사설용역업체 직원들을 고용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타임오프 도입을 놓고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노사 분규가 도대체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노동자들은 회사의 적극적인 대화와 해결을 촉구하기 위하여 공장 점거농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노동조합은 애초의 타임오프제에 대해 타협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교섭을 회피하고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결국 회사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하고서라도 반드시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더구나 회사는 직장폐쇄 후에 비조합원과 일용직 투입으로 공장가동을 하고 노조가 파업 중인데도 대체근로를 실시하였다. 그야말로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공장을 점거한 것이다. 지난 21일부터 노동자들 180여명이 회사의 적극적인 대화와 평화적인 해결만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공장안에 남아 있다. 7일째 추위와 허기를 버티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처음 점거 농성 중인 노동자에게 물조차 반입하는 것을 막았던 회사는 거센 비난을 받고 현재는 겨우 물만 제공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준비한 음식물이 거의 다 떨어져 하루를 한 끼로 연명하고 있다. 가족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했음에도 음식물과 의약품 반입은 회사 측에 의해 저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공장 안에 잔뜩 쌓여있는 화학약품이다. 현재 점거장소인 제 1공장은 2층짜리 건물이고, 그 1층에는 화학약품이 담긴 병 500여개와 인화성 가스통들이 그대로 쌓여져 있다. 이들 인화성 가스는 밸브를 인공적으로 열거나 열이 가해져 터질 경우 엄청난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 더욱이 만약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설 경우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쌍용자동차사태나 용산참사의 사례를 보듯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기본이 되어야 할 공권력이 무리한 진압으로 심각한 인명살상을 남긴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다. 충분히 대화와 타협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공권력이 사태를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 사회적인 후유증을 남겼다. 이에 대구경북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주)KEC 상황이 자칫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심각한 우려를 느끼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와 공권력에 엄중히 경고한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 전경 12개 중대를 배치해놓고 있는 가운데 조기진압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연일 헬기를 띄워 농성자들을 압박하는가 하면 물대포차까지 배치하는 등 곧 진압에 나설 태세다. 공장 주변에 용역깡패와 경찰병력이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공권력의 강제진압이 있을거란 예측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신뢰’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 노사간의 관계가 아니라 물리력을 동원한 탄압은 파행에 파행을 낳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공멸을 부를 뿐이다. (주)KEC는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깨닫고 일방적인 노조탄압이 아니라 대화와 문제해결의 장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다시 한 번 촉구하지만 경찰은 공권력 투입을 자제해야만 한다. 이에 대구경북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사태해결의 평화적 해결과 농성노동자들에 대한 음식물 공급을 요구하기 위하여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요청을 하고자 한다. 또한 또다시 공권력에 인한 사회적 학살이 반복된다면 대구경북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는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아래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 우리의 요구 –

첫째, 정부와 KEC는 농성장에 절대 공권력을 투입계획을 중단하라!

둘째, KEC는 사태해결을 위하여 즉각 교섭에 나서라!

셋째, 정부와 KEC는 평화적 사태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

넷째, 정부와 KEC는 농성노동자들에 대한 음식물의 공급과 기본권을 보장하라!

2010. 10. 28.

KEC노동자들의 기본권과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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