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한미 FTA저지 국민총궐기 선포

지난 5월25일 노무현정부는 한미 FTA 협상의 결과물인 협정문을 공개했다. 한미FTA저지 대구경북운동본부를 비롯한 각계에서는 지난 한 달여간 협정문의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하였다.

그 결과 매우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우려는 전혀 틀림이 없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 대표인 김종훈을 필두로 한 정부측은 우리의 우려와 비판을 근거없는 사실 왜곡이라며 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측은 TV 등의 토론회에 나와 한미 FTA는 국가간의 포괄적 협상인 만큼 세부적인 분야에서는 이익과 손해가 불균등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도 FTA 협상과 연관된 포괄적 문제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며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약값 적정화방안과 스크린 쿼터의 축소, 광우병 오염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자동차 관련 세제와 배기가스 규제 등이 한미 FTA의 선결조건으로 된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무관한 것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정부가 잘했다고 주장하는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분야의 경우에도 실익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산 자동차의 대미수출시 고작 2.5%의 관세(그것도 일부 차종에 한함) 인하를 얻어낸 반면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시에는 관세와 특소세, 자동차 배기가스 측정 장치 부착의무 제외 등을 통해 약 25% 내외의 가격 인하가 가능토록 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업계의 미국현지생산체계가 확대되면서 국내산 자동차의 대미수출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수년에 걸쳐 약 8억 달러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궤변만 늘어놓으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현재 미완인 현대 기아 등의 미국내 공장이 완공되면 대미 수출의 급격한 감소는 물론 국내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도 불을 보듯 뻔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숨기고 있다.

농업 분야의 경우 이미 초기부터 약간의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전세계를 통틀어 쌀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개방한 사례가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기본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는 한미 FTA 체결시 맹장수술에 1천만원이 들 것이라는 한미 FTA 저지 범국본의 주장을 괴담이라고 왜곡하며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인천 등 전국 4개 지역의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이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이 만들어지고 있거나 계획되고 있다. 그 병원은 국내 의료가의 7배 이상을 받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맹장수술 1천만원의 주장은 현실화되고 있다. 괴담은 정부측의 거짓 논리가 괴담이다.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는 역진금지조항에 얽매여 이같은 상태를 되돌릴 수 없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료개혁법안은 병원의 영리법인화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경제자유구역 내에서의 영리병원과 한미 FTA 등이 결합되어 의료의 공공성을 급격히 훼손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그토록 선전하는 약값 적정화 방안에 따른 약값 인하 효과는 한미 FTA 협상에 따른 특허기간 연장으로 인해 완전히 상실되고 장기적으로는 더욱 비싼 약값을 지불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우리의 주장에 대해 정부측 실무담당자는 아무런 반대 논리를 펴지 못한 채 특정 분야에 득이 있으면 다른 분야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상의 몇 가지 예에서 확인되듯이 한미 FTA는 실패한 협상의 전형이자 사대매국협상의 교본에 다름 아니다. 이에 한미 FTA저지 대구경북운동본부는 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한미FTA 협상을 끝까지 저지하기 위해 2007년 6월29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한미FTA협상 저지를 위한 총궐기투쟁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노동계와 농민 등 각계에서 참가할 이번 투쟁을 앞두고 정부당국은 해묵은 불법정치파업 운운하며 노동계를 탄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찰당국은 신고제인 집시법을 아무도 모르게 허가제로 변경시켜 한미FTA저지 대구경북운동본부의 집회신고를 불허하였다.

불과 10여일전 6월항쟁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마치 자신이 6월항쟁의 적자인양 호들갑을 떨던 노무현대통령은 그가 내뱉은 말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6월항쟁의 민주주의정신을 송두리째 거부하며 짓밟고 있다.

우리는 대기업 총수의 막가파식 보복폭력 앞에서는 뱀 앞의 쥐처럼 두려움에 떨면서도 생존권의 쟁취를 외치는 민중들을 향해서는 가차없는 폭력과 불법행위를 일삼는 경찰을 더 이상 규탄하지 않는다. 그들은 규탄받을 자격조차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민의 생존권을 팔아넘긴 노무현정권에게 이미 정치적 사형선고를 선포하였으며, 강력한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 우리는 한미FTA협상의 저지를 위해 좌파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독재정권 노무현의 퇴진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다. 아직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기필코 한미FTA협상을 저지할 것이며, 다가오는 6월29일의 총궐기투쟁은 더욱 강력한 하반기 투쟁을 예고하는 선전포고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2007년 6월21일

한미FTA저지 대구경북운동본부

한미_FTA__기자회견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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