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를 바라보면서-오 규 섭 목사

장맛비를  바라보면서
  
오 규 섭 회원(이웃교회 목사)

장마철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장마철이지요.   물 난리에 이웃들의 피해가 없기를 바래봅니다. 해마다 장마철인데 이미 알려주어도 무엇합니까.   올해도 국가를 상대로 한 손배소송이 이어지겠지요.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탐욕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소위 말하는 물질 문명사회로 인해 지구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이상기후가 일어난다고 하니 장맛비속에 숙연히 내 자신을 살펴봅니다.

  나도 물질 문명사회에 깊숙히 발 들이고 살고 있음을 봅니다.   저 장맛비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군요.   혼돈 스러울 때마다  근본을 생각하라는 지혜가의 말씀을 떠올리며 죄스러움을 넘어 장맛비속에서 가장 작은것에 대해 묵상해 봅니다.

  하기사 여름철 장맛비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알갱이의 수증기들이 모여 내리겠지요. 겨울철 산중의 소나무 굵은 가지도 소리없이 내리는 작은 눈송이들이 모이면 우지끈 부러 지지요. 집앞 버려진 화분속에도 이름모를 작은 풀씨들이 더넓은 창공을 날아다니다가 살포시 아무도 모르게 내려앉아 찬란하게 자기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본 쓰쿠비시의 고에너지 가속 연구소에서는 물질의 구성원리와 우주의 원리를 설명해줄 질량도 모르는 중성미자에 대한 연구가 올초부터 3년간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연구진도 참여하고있는 수퍼 가미오칸테 실험시설에서 너무나 작아 없이 있다는 신비의 입자 중성미자의 모습을 밝혀 물질의 근본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이 알려지길 기대해봅니다.

  작은 것의 신비함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흐름)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생명과 모든 이치의 근본이 작은 것 속에 숨어있습니다.  진리의 비밀이지요.  
  저 장맛비 속에도 그 비밀이 담겨져 있겠지요. 저 장맛비도 곧이어 가장 작음의 수증기로 돌아갈 것입니다. 보이는 것에만 사로잡히다 보니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우리는 잊어 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예나 지금이나 작아지지 못하고 무한정으로  거대해저가는 것이 있습니다. 변화되지 못한채 고착되어저 있는 사람의 탐욕입니다. 끊임없이 거세지는 사람의 탐욕이 저 장마의 폭우처럼 언제 그칠지 모른체 지금까지 퍼붓고 있음을 생각하니 갑자기 저 빗소리가 섬찟하게 들립니다. 생명을 파괴하는 잔인함․울부짖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생명들의 소리들이 들립니다.

  미군궤도차량에 숨진 효순이 미선이 때문일까요?
초 강대국 미국의 힘들이 탐욕의 화신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이 탐욕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저지르는 차마 상상할 수 없는 파괴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나라 이야기도 아니네요…

북측 동포들도 그렇게 공격할 수 있다구요. 94년 핵 위기 때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북폭을 기획한 적이 있는 페리 전 미국방장관의 입을 빌리면 미국과 북한의 전쟁이 이르면 올해 안에도 일어날 수도 있다구요…… 맞춤 형 소형 핵 폭탄도 연구 중이라구요. 더욱 공격적인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인 작전 계획 5030도 수립중이시라구요.

  태평양 사령부, 유럽사령부, 중부 사령부, 북부사령부 남부사령부 전세계에 미 군사 사령부를 가진 거대 강대국 미국이 이제는 탐욕으로 이루어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위해서라도 뭐든 못 하겠습니까.
  국방비 증액하라구요. 새 무기 구입하라구요. 작음으로 돌아가기 싫어 MD체제로 거대함을 지키시겠다구요. 팩3, 이지스 전투함, 스탠더드 미사일, 미사일 조기경보 통제기등 무기 구입 운영 유지비만 20조원 안팎이 든다나요.

  장맛비는 그칠줄도 모른체 여전히 내리고 있습니다. 저렇게 계속 내리다간 모두다 홍수에 휩쓸려 버리겠습니다.
  작음의 근본으로 흘러(변화)가지 않으면 아무리 거대해도 고여 있어 썩은 물입니다. 지금우리가 살아가는 이땅 안팎에는 썩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위기가 아니라 썩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썩어 사라질때까지 썩어가는 탐욕의 광기입니다. 신자유주의도 자본주의의 썩음에 다름 아닙니다.

  남․북 정상들이 만나고 경의선이 뚫리고 남․북의 다양한 교류와 경제 특구의 활성화 등을 보면서 한편으론 변화의 반가움과 한편으론 저 길을타고 자본주의의 물욕을 비롯한 사람의 탐욕들이 북측 우리 민족의 땅에 자리 잡을까 걱정되는 것은 괜한 저만의 기우일까요?
  그러고 보면 태초이전부터 모든 생명체들은 흘러가는데 유독 사람의 탐욕만은 점점 거대해져 온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 탐욕의 광기를 멈출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고여 썩어가는 이 강물의 길을 터 흘러 가게 할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작은것에, 너무나 작아 우리 의식으론 잡힐 수 없는 텅빔의 자리에 길이 있음을 봅니다. 때가 되면 그 자리에서 참다운 힘이 솟아나겠지요.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썩어있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스스로 일어선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이루어낸 효순․미선이 촛불시위, 정전 50주년을 맞아 7월27일을 전쟁반대 평화의 날로  선포하기 위해 임진각으로 모여드는 한사람 한사람들, 세상 곳곳 삶의 자리에서 자신의 탐욕에 얽메이지 않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늘 앞서서(진보)걸어가는 사람들.  아마도 그 작은 한사람 한사람이 막혀 썩어 가는 물줄기의 물꼬를 틔울 것입니다.

  나 자신 한사람 한사람이 작은 것 갔이만 사실을 참으로 소중하고 위대한 존재입니다.   더불어 어울려 지면 변화가 일어나지요. 저 장맛비도 때가되면 가장 작은 곳으로 되돌아 갈 것입니다. 지금은 장맛비가 내리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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