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퀴어축제와 선거법 위반 압수수색 논란에 대하여(2)

[최근 대구에서 개최된 퀴어축제를 둘러싼 문제와 대구참여연대가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튜브 담당 공무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라 진행된 대구경찰청의 대구시청 압수수색, 이에 대한 홍준표 시장의 과도한 언사 언사로 인해 형성되고 있는 몇 가지 쟁점에 대한 대구참여연대의 주장을 몇 차례 나누어 발표합니다]

“특정 정파의 선봉대에 불과한 단체들이 걸핏하면 고소.고발이나 하고 하는 일마다 시민을 핑게로 반대나 일삼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도대채 저들은 무얼해서 먹고 사는지 의아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좌파정권 당시 무분별하게 국민들 세금으로 이런 단체들이 놀고 먹을수 있게 해준 그런 지원 정책은 작년 민선 8기 시정부터는 모조리 차단 했습니다. 대구에도 그런 건달 단체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건전한 시민운동을 하는 시민단체는 적극 지원 하지만 특정 정파의 선봉대 역할이나 하는 건달 단체는 적어도 대구시에서는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 6월 22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고소,고발이나 하고’라는 표현이나 이 글을 인용하여 대구참여연대를 비난하는 보수 유튜브 방송 등을 볼 때 대구참여연대를 포함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에 우리는 홍 시장의 시민사회에 대한 빗나간 사고를 두고만 볼 수 없고, 이런 의도적 왜곡으로 시민단체를 오해하는 시민들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대구참여연대와 시민단체들의 정당한 활동을 옹호하고자 한다.

① 대구참여연대, 지난 25년간 정부와 대구시의 지원 단 한 푼도 받지 않아

대구참여연대는 권력을 감시하는 단체로써 권력감시 활동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창립 25년이 된 지금까지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대구시의 위탁사업이나 공모사업을 불문하고 단 한 번도 참여한 일이 없고, 단 한 푼의 돈도 지원받은 적이 없다. 대구참여연대만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가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회비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어렵사리 활동하고 있다.

홍 시장은 사실과 다른 말로 대구참여연대 및 같은 원칙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를 음해하고 시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홍 시장은 우리 같은 단체들이 ‘무얼해서 먹고 사는 지’ 이참에 제대로 이해하고, 앞으로는 이런 왜곡과 음해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후로도 음해를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다.

② 시민단체 지원금은 공공기관의 일 대신하며 받는 최소한의 금액, 그마저 보수단체가 압도적으로 많아

홍 시장은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마치 놀고 먹으며 정부 지원금으로 활동하는 것처럼 음해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의 여러 활동 중 정부나 대구시의 지원금으로 하는 사업들도 있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그 일 역시 정부나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이지만 시민단체가 대신하는 것이 더 전문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시민단체에 맡기는 일이다. 공모사업의 경우 예산 또한 그 일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사람들의 인건비는 제외되는 등 최소한으로 지원할 뿐이다. 또한 소액의 예산을 지원하는 데도 공모, 심사, 선정의 투명한 과정이 있고, 예산의 집행과 결과물에 대해서는 더욱 세세하게 서류를 제출하고 까다롭게 검증받는다. 하여 시민단체들이 오히려 정부기관의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생긴 지 오래다.

홍 시장은 지난 정권 때 진보 단체에 엄청나게 큰 예산을 지원한 것처럼 과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사실과 거리가 멀다. 지난 수십년간 새마을운동협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자유총연맹 등 국민운동 3단체는 아예 특별법으로 대규모의 운영비와 인건비, 사업비를 지원받아 왔고, 위탁사업, 공모사업 등도 보수성향의 단체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지원받아 왔다. 특히 대구는 더 그러했다. 진보 성향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러한 불균형을 개선하고자 약간의 노력을 하였을 뿐이다.

이는 오랫동안 정치활동, 공직활동을 해온 홍 시장이 더 잘 알 것이다. 만약 이를 잘 모르고 있었거나 우리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 이참에 민간의 중립적 인사들로 검증단을 꾸려서 대구시의 민간이전예산을 어떤 단체들이 지원을 많이 받고, 어떤 활동에 쓰였는지 제대로 살펴보자. 홍 시장은 이 제안을 수용하라.

③ 대구참여연대가 특정 정파의 선봉대, 색안경 끼면 같은 색으로만 보여

대구참여연대는 권력감시 활동의 공신력을 위해 정파적 중립성을 지키려 노력해 왔다. 민주당 정권이나 진보 성향의 정치인이 잘못할 때도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의심된다면 대구참여연대가 지난 25년간 발표해 온 성명서 등을 찾아보라.

다만 이럴 수는 있겠다. 대구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단 한 번도 진보 성향의 단체장이 당선된 적이 없고, 국회의원도 가물에 콩 나듯 했으며, 지방의원들도 많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보수정당과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더 많은 권력자가 더 큰 권력을 누리며 더 많은 잘못을 하는데 비판이 더 많은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색안경을 끼고 보면 같은 색으로만 보인다. 홍 시장, 마음의 눈을 가리고 있는 이념의 색안경을 벗고 있는 그대로, 그러나 대중적 정치인답게 균형 있게 보라. 그래야 정치도, 행정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충고를 드린다.

④ 대구시 예산 1원도 받을 생각 없어, 그러나 시예산이 홍 시장 사금고 아냐

홍 시장은 대구시에서는 좌파단체 지원을 차단했고, 앞으로도 1원도 안 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보라. 대구시가 진보 단체에 많이 지원한 것도 없지만 그냥 준 것도 없고, 허투루 쓴 것도 없다. 대구시가 법령과 정책에 따라 필요해서 공모하고, 위원회에서 심사하여 선정하며, 공무원들이 까다롭게 감독하고 있다. 이처럼 시민의 세금이 쓰이는 데는 원칙과 절차가 있다. 아무리 시장에게 재량권이 있다고 해도 시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대구시 예산이 홍 시장의 사금고가 아니다. 그러나 홍 시장은 이미 대구시의 공적 기구나 인력, 예산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문제이며, 이런 사고방식 때문에 대구시 유튜브 사유화 문제가 발생했고, 우리가 고발한 것이다.

또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대구시가 어느 단체가 더 잘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단체가 보수단체가 인가를 판별하여 지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공공의 원칙과 공정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홍 시장은 기업의 사주가 아니라 대구시정의 수장이다. 본인이 누구인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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