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

지도자란 쉽게 얘기해서, 무리들의 앞에 서는 사람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그가 이끄는 집단이 나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고, 구성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서 집단이 추구하는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도자는 크게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유능함이다. 지도자는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감각, 전반적인 판단능력, 변화의 흐름과 바깥세상의 동태를 읽을 수 있는 능력,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둘째는,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 지도자는 정신적으로 무리 앞에 서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의 뒤를 따르는 자들은 앞에선 지도자가 어떻게 하느냐를 보고 배운다. 지도자가 야반도주 하는 것을 보게 되면, 그 무리들도 위기 시에 그대로 하게 된다.

국가든 조그만 단체든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크게 달라진다.  전 세계적으로 지도자를 잘 만난 나라는 크게 부흥했고, 선진국이 되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최강국이라고 하는 미국의 경우, 그 이면에는 지도자가 도사리고 있다. 이 나라는 그동안 유능한 사람들을 지도자 위치에 올려놓았고, 그 위치에 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이 일반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는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지도자들이 일반 국민의 불신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 원인은 앞에서 얘기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의 지도자들은 무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너무 무지하다. 특히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 그렇다.  한국의 권력자들은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고, 국가의 중차대한 문제들을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 것인지 잘 모른다. 또한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있었다면, 자리를 이용해서 먹이사냥 하는 것뿐이었다.  

다음으로는, 지도자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정직하지 못하고, 솔선수범하지 않았다. 조선시대 이래, 우리의 치명적 결함이다. 최고 지도자인 통치권자들이 위기 시에 국민을 속이고, 야반도주 했던 나라가 한국이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대부분 그들의 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헌법을 마음대로 바꿨으며, 엄청난 사람을 희생시켰다. 또한 자리에 있는 동안 막대한 돈을 도적질 했다.  

통치권자뿐이 아니다. 고위관리나 재계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해방 이후에 소위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은, 남들이 다 가는 군대에서 빠지고, 자식들까지도 군에 보내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부동산 투기 등 각종 불법적인 방법으로 축재했지만, 세금은 철저히 피해갔다. 또한 국산품을 애용하자고 떠들어 대고, 형사들을 풀어 양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면서, 정작 자신들은 호화판 술집에서 값비싼 양주를 마시고, 양 담배를 피웠다. 이런 사람들이 장관이고, 국회의원이었다.

그러면, 우리의 지도자들이 왜 이랬을까?  나는 지도자의 대열에 올라서게 만드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사회적으로 전방위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부모를 잘 만나거나, 아부를 잘 하거나, 총칼에 의존한 인물들이다. 결국 앞에 설 수 없는 사람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었던 것이다. 지도자란 장기간에 걸쳐 여러 가지 필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부상되는 것인데, 우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졌다.

말을 맺는다. 앞으로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히 올바른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개혁이 구현되어야 한다. 지도자 중에서도 정치지도자가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민단체가 이와 관련해 노력을 많이 해 왔지만 앞으로도 더욱 노력을 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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