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군위군수 주민소환 실패에 부쳐

– 군위 군민들의 주민소환 실패, 제도적 원인은 주민소환제의 높은 문턱
– 지방분권 논할려면 주민의 직접민주 장치도 동시에 도입되어야

경북 군위군 선거관리위원회는 군위군수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정족수 미달로 각하 통보 했다. 주민소환제가 도입된지 10여년이 지났고 그동안 수십차례의 주민소환 청구가 있었지만 이번 군위 사례와 같은 이유로 성사되지 못함으로써 주민소환제는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주민소환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독선과 횡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서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현행 주민소환제도는 취지와 달리 주민들의 직접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지역의 정치인들의 계속되는 오만과 독선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법에는 여러 주민참여제도들이 있으나 주민들의 가장 직접적인 참여 제도로 주민소환제와 주민발안제가 있다. 그러나 이 두 제도 모두다 청구요건 등 절차가 지나치게 문턱이 높아서 시민들의 노력이 빈번히 무산되고 있다. 소환투표 청구가 유권자의 15% 이상되어야 발의되는 문제, 발의 된다하더라도 1/3 이상이 투표해야 가결되는 투표율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전국동시선거가 아닌 재보궐 선거는 1/3이상 투표하지 않아도 당선 가능한 많은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이처럼 문턱 높은 소환제도를 만들어 놓고 손보지 않는 것은 명분상은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지방정치인들의 보신주의- 소환제도도 없는 국회의원을 물론- 소산이다.

특히 현재 개헌과 관련하여 지방분권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주민소환 및 주민발안의 발의와 가결에 필요한 비율 등을 손보는 것은 법률개정을 통해 더욱 신속하게 할수 있다. 지방분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방의 권력이 커지는 만큼 그에 대한 주민들의 견제 장치도 강화되어야 마땅하다. 주민소환제의 실질화 및 여타 주민의 직접민주주의 제도들이 구비되어야만 지방분권을 논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17년 9월 13일

대구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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