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팔공산 구름다리’는 예산낭비, 불통의 전형

대구광역시는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사업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충청북도 증평군은 최근 좌구산휴양랜드에 길이 230m, 높이 50m, 폭 2m 규모의 ‘명상구름다리’를 개통했다. 이 중 130m가 출렁다리 구간이고 ‘명상구름다리’ 사업비는 40억 원이라고 한다. 반면에 대구광역시가 팔공산 케이블카 정상∼낙타봉 구간에 조성하려는 길이 230m인 ‘팔공산 구름다리’의 사업비는 140억 원이다. 대구시는 증평군에 비해 3배 이상의 비용을 들여 구름다리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에 앞서 전국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가 설치된 증평군의 좌구산휴양랜드는 자연휴양림, 숲속명상치유센터, 천문대, 사계절 썰매장 등을 갖춘 종합휴양시설로 이곳에 구름다리를 설치하는 것은 큰 문제는 아니다. 구름다리에 장식적 요소를 가미해도 크게 흉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팔공산 구름다리’는 팔공산 정상부에 인접한 해발 917m인 낙타봉에 설치하려는 것이다. 구름다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면 자연훼손 최소화,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을 고려하며 장식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140억 원을 들여 ‘팔공산 구름다리’를 조성하려는 것은 예산을 낭비하는 삽질에 불과한 것이다.

대구시의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계획이 결정된 이후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팔공산의 자연환경 훼손, 예산낭비 등을 우려하며 이 사업에 대한 재검토, 전면 백지화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대구시는 ‘관광객 유입 활성화와 대구 관광 랜드마크 육성’, ‘기본계획 수립용역기간 중 관광분야 전문가 현장답사 및 기획자문회의, 시민단체·환경단체 자문,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의견 수렴 반영’ 등을 이유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사업비 4억 원 규모의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기본 및 실시 설계 용역’을 발주한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대구시는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를 비판, 반대하는 의견에는 아예 귀를 닫고 있는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는 팔공산자연공원계획이 변경되어야 가능하고 이는 대구광역시 공원위원회의 심의 사항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팔공산 구름다리’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공원위원회의 심의는 물론 자문조차 받은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공원위원회의 심의도 받지 않고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였다. 이는 공원위원회의 권한을 침해하고 위원들을 무시하는 일이다.

소통, 협치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가장 강조하는 시정목표이고 이전의 대구시장들에 비해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그러나 ‘팔공산 구름다리’ 조성에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는 의견만 수렴하고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은 소통, 협치가 아니다. 이는 팔공산 구름다리뿐만 아니라 대구시정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팔공산 구름다리’는 예산낭비, 불통의 전형으로 판단하며 대구시가 진정으로 ‘시민행복’과 소통, 협치를 원한다면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사업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2017년 7월 10일

대구경실련, 대구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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