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작은 학교 살리기 대구 공동대책위원회 발대식 기자회견

대구시교육청은 졸속적인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당장 중단하고 작은 학교 살리기에 앞장서라.

160715_작은 학교 살리기 대구 공동대책위원회 발대식 기자회견

1.대구시의회는 7월 14일부터 이루어지는 임시회기를 통하여 유가초등학교 통폐합에 대한 조례안 개정에 대한 심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비단 유가초 뿐만 아니라 내년 초까지 대동초, 신암중-아양중, 복현중-경진중 등 여러 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진행하겠다고 대구시교육청은 발표하였다. 이것은 지난 5일 교육부에서 보도자료를 통하여 ‘적정규모 학교 육성 강화 및 폐교 활용 활성화 방안’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이 부화뇌동하여 앞장 서서 충실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2.대구시교육청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 진행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절차와 졸속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교육 주체들이 부당한 학교 통폐합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속적으로 저항하여 왔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이러한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여러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통폐합 과정에서 대구시교육청은 학부모 다수가 반대한다 하더라도 통폐합을 추진하겠다는 비민주적인 언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통폐합 반대 학부모들에게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반란’이라는 막말까지 퍼붓는 일은 얼마 전 교육부 고위 관료의 ‘대중은 개돼지’라는 말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언사이다.

3.이번 2016년 2학기를 목표로 통폐합이 이루어지는 유가초등학교는 지난 2012년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행복 학교’로 지정되어 매년 수천 만원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이른바 ‘행복학교’라는 것이 학생 수가 감소하여 폐교 위기에 있는 학교를 활성화하자는 정책이고 이로 인해 유가초등학교의 전교생 수가 30여명에서 100여명을 늘어난 것을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유가초등학교를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들어 불과 두 세달 만에서 통폐합시키겠다고 달려드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언론에서 문제점을 지적하였음에도 전혀 반성의 모습 따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2011년 대구시교육청(우동기교육감)은 보도자료를 통하여 소규모 학교 통폐합시 3년 전에 사전 예고제를 실시하여 통폐합 대상 학교 및 지역주민 등 관계자와의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타당성 및 추진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자기들 스스로 한 말은 이렇듯 뒤집는 것은 교육행정의 신뢰성과 타당성에 심각한 하자가 있음을 보여주는 행태이다.

4.학교는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곳이다. 학교 하나를 만들거나 없애는 것도 당연히 치열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야 하고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대구시교육청의 이번 소규모 학교 통폐합 추진에서 그러한 모습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통폐합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비이성적 집단으로 매도하고, 국가 정책을 충실히 따르지 않는 반란군 취급조차 서슴치 않는 행태에서 교육자로서의 기본적인 도리마저 버리고 있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은 기존의 비민주적 언행과 과정에서 다시 돌아보고 사과부터 하는 것이 떨어진 신뢰성과 존중을 받을 수 있는 교육행정 기관이 되어야 한다.

5.또한 대구시교육청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해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적정 규모 학교’라는 용어는 교육부가 작년 말 임의로 기준을 변경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임의적인 기준일 뿐이다. 또한 용어 자체가 교육학적으로 검증된 개념이 아니라 경제적인 관점에 따른 단순한 산술적 개념일 뿐이다. 따라서 소규모 학교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보다 강화’한다는 교육청의 말 또한 허구인 것이다.

6.소규모 학교의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면 예산을 더 많이 배정하여 지원하여 활성화할 일이지 아예 없애버리는 것은 대책이라 할 수 없다. 학교는 마을의 기본 구성 요소이며 문화의 구심이다. 그런 면에서 마을 공동체에서 가지는 학교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만약 유가초등학교를 농촌에서 신도시로 통폐합시킨다면 기존의 마을 공동체가 사실상 붕괴되고 젊은 층의 농촌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옹색한 경제논리를 앞세운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은 전면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7.대구시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를 명분으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 하려 하나 오히려 학생 수 감소를 학급당 학생 수의 적정화로 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구에서만 해도 소규모 학교의 문제보다 과밀 학교, 과밀 학급이 교육적으로 문제가 더 된다는 주지의 사실이다. 과밀 학교에서는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하며, 농촌이나 구도심의 작은 학교 교육 여건을 개선해 과밀 학교로부터의 인구 유입을 촉진해야 하는 것이다.

8.교육 여건과 교육의 질을 개선시켜야 할 대구시교육청이 교육 논리보다 경제 논리에 갇혀 근시안적인 통폐합 추진만을 고집하고 있다. 우리 교육을 경제 논리로부터 해방시켜 교육 본연의 가치와 목적에 부합시켜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를 대구시교육청이 인식하기 바란다. 결론적으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아니라 ‘작은 학교 살리기’가 답이다. 대구시교육청이 교육주체인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뜻을 무시하고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 작은 학교를 없애는 데 고민할 것이 아니라 과밀 학교, 과밀 학급 문제를 해소하는 데 먼저 고민해야 한다. <작은 학교 살리기 대구 공동대책위>는 각 교육주체들과 연대를 통해 대구시교육청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저지하는 한편, 작은 학교를 희망의 교육공동체로 가꾸는 과제에 힘을 쏟을 것이다.

2016년 7월 5일

작은 학교 살리기 대구 공동대책위

공동 대표

대구시민단체 연대회의

전교조 대구지부 임성무

대동초 폐교 저지 학부모 대책위 이주호

유가초 통폐합 반대 학부모 대책위 김수옥

 

기자회견문-작은학교살리기대책위(2016071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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