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발전의 이중적 과제

인권 소수자시민사회 발전의 이중적 과제

이수훈
(경남대 교수, 사회학)

한국의 발전을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그 진전이 답답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잘 되어가던 경제마저 1997-98 공황을 겪으면서 그 취약성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정치는 재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답보상태다. 사회는 개개인들의 높은 역량에도 불구하고 그 수준이 매우 낮다. 특히 예의 경제공황 타개를 위한 신자유주의적 정책 실시이후 사회가 큰 손상을 입은 결과 사회적 균열이 전에 없이 뚜렷하다.
경제적 측면이건 정치적 측면이건 한국이 한 단계 높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공영역으로서의 시민사회 발전이 필수불가결하다. 모든 분야의 탄탄한 기초로서 시민사회의 건강성과 활성화는 필수적이며, 이의 부재하에 이루어지는 정치발전이나 경제발전은 언제라도 후퇴할 수 있다. 개인들의 시민권이 더욱 배양되어야 함은 말할 것 없고, 시민들의 공공정신 발양과 체계적 참여야말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의로운 경제 발전을 구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차원에서 한국의 시민사회 발전은 화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이 글은 특히 한국 사회가 다음 세기 그리고 새 천년을 준비함에 있어 “사회발전” (social development)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되, 시민사회의 활성화와 공공화가 그 핵심적 과제라고 판단하고, 시민사회의 발전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특히 비효율적이고 반개혁적인 국가부문과 재벌이 지배하는 사경제부문의 한계를 고려할 때, 시민사회 영역에 장래에 대한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한국적 상황이 강제하는 일대 요구이기도 하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그 발전에 있어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다음 시대를 고려할 때, 이중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첫째 과제는 한국내 시민사회를 더욱 확대, 활성화, 공고화해야 할 과제이며, 두 번째 과제는 그런 일국적 차원의 발전과 더불어 혹은/그리고 그 발전을 토대로 해서 전지구적 시민사회의 구축에 기여해야 할 과제를 안는다는 것이다. 두 과제가 분리된 사안들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상호작용하는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목적과 문제의식을 갖고, 이 글은 1) 미숙한 시민사회의 역사적 배경, 2) 급변하는 국내외적 지형, 3) 시민사회 구축: 시민운동 활성화와 시민문화의 형성, 4) 지구적 시민사회 구축으로의 기여 등의 쟁점등을 논의한 끝에 결론적으로 5) 시민사회 발전에 따른 사회적 조정력 증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그 한계를 점검하는 순서로 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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