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구미시는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다면 농성장 강체철거가 아니라 대량해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라!

구미시는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다면 농성장 강체철거가 아니라 대량해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라!

아사히

<사진출처:뉴스민>

 

지난 21일 오전, 구미시는 공무원과 용역들 700여명을 동원하여 아사히비정규직 농성 천막 2곳을 폭력적으로 철거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 등 4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되었고, 4명의 조합원이 부상을 당했다. 현재 조합원 2명은 병원에 입원해 있고, 1명은 반깁스를 한 상태다. 구미시는 천막 철거 이유를 ‘장기간 불법농성으로 시민 생활에 피해를 끼쳐. 소음발생, 민원실점검 등 시민 불편 초래,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원이 문제였다면 시민 통행이 전혀 없는 공장 앞 농성장은 철거할 이유가 없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7월, 노조 결성 한 달 만에 아사히글라스가 하청업체와의 도급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면서 해고되었고 이에 맞서 시청과 공장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사히글라스에 특혜를 준 구미시에서 대량해고 문제를 해결하라 요구하며 시청 앞에서도 농성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미시는 회사의 편에 서 해고자들의 고통은 외면해 왔다.

구미시는 아사히글라스 설립당시 600억원의 세금감면, 50년간 토지 무상 임대, 5년간 관세, 지방세, 법인세 면제 등의 엄청난 특혜를 아사히글라스에 주었다. 하지만 해고자에게는 달랐다. 하청노동자들이 해고되어 농성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농성장 철거 계고장을 들고 왔고, 노사민정협의회에서는 노동조합에게 금전적으로 정리하는 의견을 제안하며 회사측의 입장만 대변하였으며, 사실상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 3만 4천여 명의 시민들이 서명을 통해 구미시가 아사히 대량해고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했지만 “시민을 그렇게 위한다던” 구미시장은 농성장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 구미시가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은 시민인가, 아니면 아사히글라스인가! 진정 시민을 위했다면 구미시는 무리하게 농성장을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지난 3월 25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2010년 현대중공원 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원청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다. 아사히가 하청업체와 공모한 것을 인정하고 아사히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렇듯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행위가 판정이 난 상황에서 구미시가 해고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기는커녕, 해고자들의 최소한의 권리인 농성장을 철거한 것은 스스로 아사히의 편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구미시는 아사히글라스가 아니라, 해고노동자와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라! 농성장을 철거한다고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울분이 사라지는가. 아니면 아사히글라스의 부당함이 사라지는가. 강제철거는 해고된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며 문제를 확대할 뿐이다. 아사히 비정규직 천막 철거가 예고된 날짜와 같은 날 서울에서는 한광호 열사 시청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라는 계고장이 날라 왔다. 그리고 이틀 전에는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의 농성장에도 침탈이 있었다. 이는 아사히글라스의 천막 강제 철거가 비단 구미시의 파렴치함을 넘어 정부의 전국적 노동탄압임을 보여준다.

천막을 강제로 철거한다고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울분이 사라지지 않는다. 아사히 대량해고 문제와 구미시민들의 울분도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아사히글라스가 질 때까지 싸울 것이다. 구미시민을 외면한 채 기업의 편에서 노동자를 탄압하는 구미시의 행정에도 맞서 싸울 것이다.

구미시는 시민의 입장에서 아사히 대량해고 사태를 책임있게 해결하고, 남유진 구미시장은 폭력적인 천막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하여 사과하라.

 

 

2016. 4. 25

민주노총 구미지부 / 금속노조 구미지부 / 아사히 지역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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