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 한미 FTA 장관급회담 중단 촉구 선언

추악한 밀실야합, 매국협상, 한미 장관급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오늘 서울 하이야트 호텔에서는 김현종과 USTR 바티야 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장관급 협상이 시작된다. 이번 고위급 협상은 3월말 협상 시한을 앞둔 사실상의 마지막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이번 장관급 협상이 지난 1년여를 끌어 온 굴욕·퍼주기·밀실 협상의 최종 국면으로 보고 이를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

한미FTA 협상이 마구 퍼주기 협상, 불균형·불공정 굴욕 협상으로 전락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모름지기 나라 사이의 통상협정이라면 상호 주고받는 바가 있고 이익의 균형이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 측이 얻을 기대 이익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고 미국의 요구와 압박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무역구제, 개성공단, 자동차와 섬유의류 분야에서의 수출 증대, 전문직 비자 쿼터 등 한국 측이 기대했던 몇 되지 않는 기대분야는 대부분 무산되었거나 거론하기 민망한 수준, 이른바 쪽박차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역구제 협상은 작년 12월 미 상무부가 법 개정이 필요한 협상을 거부하여 사실상 무산되었고 8차 협상을 전후하여 한국 측이 ‘비합산 조치’마저 철회함으로써 완전히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뭔가 무역구제 분야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남은 것처럼 호도하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지금까지도 의미있는 협상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고 전문직 비자쿼터 또한 8차 협상을 계기로 한국정부가 요구를 철회함으로써 무산되었다. 자동차·섬유의류 분야에서의 수출 증대효과는 협상 막판 미국의 상식을 뛰어 넘는 역공세로 기대분야가 아니라 협상의 최대 장애물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측의 요구는 농업·의약품·자동차·쇠고기·방송시청각·투자자-정부 제소제도, 비위반 제소제도 등 전 분야에서 끝 간 데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협상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미국 측의 요구가 오히려 강경해지고 있는 점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은 자동차 세제 개편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 자동차 관세의 ‘즉시 철폐’마저 거부하고 있으며, 또 쇠고기 분야에서는 광우병 위험이 있는 뼈있는 살코기의 수입까지 강요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쌀도 협상이 대상임을 명확히 하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제, 협상이 진행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 통상관료, 경제관료들은 점증하는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모든 것을 내주고서라도 협상을 묻지마 타결하려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책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일찍이 대통령 훈령으로 된 절차규정에 거치도록 되어 있는 공청회조차 단 1차례도 하지 않고, 덜렁 미 의회로 날아가, 협상 개시를 선언하였고, 심지어는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4가지 분야를 미국 측에 선사하는 전대미문의 해괴한 행각을 벌인 바 있다. 또한 한미FTA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확산되자, 수십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어가며 눈 먼 광고를 해대는 한편, 한미FTA 반대 집회와 시위를 제멋대로 봉쇄하고 농민들이 애써 만든 광고를 불허하는 철면피한 만행을 자행한 바 있다.
이번 장관급 협상은 협상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그나마 남아 있던 최소한의 체면이나 명분도 벗어던지고 무작정 협상을 ‘묻지마 타결’하려는 시도로 보고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당신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중무장한 전투경찰의 호위 속에 나라와 주권, 민중생존권을 농락하는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내일 이 시간에는 역사와 민중의 심판대에 올라 처절한 조롱과 경멸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는 미국에 대해서도 강력히 경고하고자 한다. 미국의 태도는 도를 넘어섰다. 협상단의 태도는 위압적이며 미 의회에서 흘러나오는 요구 사항은 한국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 당신들은 협상장에서 당신들과 대화하는 ‘한국인의 탈을 쓴 미국인’만 있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80년 광주에서 미국의 개입이 반미정서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두 여중생의 사망을 시작으로 미국의 오만을 질타하는 거대한 촛불시위가 광화문을 뒤덮었던 과거를 명심해야 한다.
오늘 미국이 자동차와 섬유, 쇠고기와 농산물 등에서 한국의 주권과 국민정서를 짓밟는 강도적인 요구와 압력을 집중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내일 이 시간에는 그러한 요구가 부메랑이 되어 미국의 패권에 적극 저항하고 한미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또 다른 반미운동의 서막이 될 것임을 명심하라!

한미FTA 협상은 이제 촌각을 다투는 최종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범국민적 투쟁의지를 모아 범국민적 항쟁으로 망국적 협상인 한미FTA 협상을 기필코 저지시킬 것이다.

 

2007년 3월 26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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