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정책세미나 “진보정당”

지난 22일 대구참여연대 정책위원회 주최로 제 2차 정기세미나가 있었다. 이 정기세미나는 ‘대구를 바꾸자’는 구호 아래 매월 한 차례씩 열리는 세미나로, 여론형성 기능과 토론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 추진되어 올 12월까지 일정이 잡혀있다. 이번 달은 <진보정당-세상을 바꾼다, 대구를 바꾼다> 라는 주제로 이번에 새로 선출된 민주노동당 이연재 대구시지부장(이하 시지부장)과의 토론회가 마련되었다.

참여연대 소회의실에서 시작된 토론회는 상근자들을 비롯한 10명이 넘는 조촐한 분위기에서 윤종화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우선 발제에 나선 시지부장은 민주노동당의 현주소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원내정당으로서 최소한에 정치적 권력을 가지긴 했지만, 여전히 소수정당이라는 한계와 더불어 준비부족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또한 당내에서 민주노동당의 입법활동과 대중투쟁의 선후관계에서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이견이 있다고 하며, 당분간은 논란이 계속 될 것이라 전망했다. 다음으로는 대구에서의 시민운동, 민주노동당의 역할과 과제로 이어졌다. 몇 달 전 총선을 치루며, 대구의 강고한 지역주의와 폐쇄성을 실감했다는 시지부장은 동병상련에 처한 참여연대와 민주노동당이 앞장서서 이 지역주의 깨자고 주장하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에 각각에 과제를 남겼다. 시민사회단체에게는 활동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운동의 민중성 회복과 이념적 ‘좌회전’을 주문했다. 민주노동당은 대구에서 올곧게 자리잡은 시민사회단체들의 성과를 배워, 대중정당으로서의 거듭나야 한다고 말하였다.

뒤이어 토론자로 나선 정혜숙 간사의 매서운 질문이 이어졌다. 정 간사는 주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가감 없이 전달하였다. 이념정당-대중정당, 원외투쟁-원내활동의 조화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과 다른 지역과는 차별되는 대구의 ‘신지역주의’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물어왔다. 이에 시지부장은 정 간사와의 설전을 여러 차례 ‘설전’을 주고 받으면서 대구의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서는 중․하위층의 계층적 이해관계를 분명히 하는 정책과 이념으로 승부할 것임을 밝혔다.

다음 토론자인 강금수 팀장으로 변화된 정치적 지형에서 시민운동과 민주노동당의 관계 설정에 많은 질문을 할애하였다. 특히 그간에 준정당으로서 역할을 하였던 참여연대의 역할이 일정 부분 민주노동당으로 자연스레 집중됨에 따른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 이어 강 팀장은 새로운 시민단체의 진로를 급진화, 전문화, 새로운 영역의 개척으로 제시하며 이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또 강 팀장은 민주노동당이 대구지역 정책이 과연 있었냐며 시지부에서 연구와 공조를 통하여 지역정책을 생산하기를 당부하였다. 이미지나 감성이 아닌 정책으로 인정받고 성장하는 민주노동당에게만 어울리는 적절한 충고였다.

이번 토론에서 가장 큰 화두는 시민운동과 진보정당의 관계설정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토론자들의 활발한 논의들이 오갔지만, 결론은 ‘앞으로 잘 해보자’ 정도로 그치고 말았다. 시지부장은 거듭 언급하였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이 큰 흐름을 설정한 가운데 지향점을 분명히 하여야 당과의 ‘동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즉 단순한 시정감시 정도로만 시민운동이 한계 지어질 경우, ‘동맹’은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대구에서 한나라당의 대안세력으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 혹은 비판적 지지를 당부하였다. 한편 여기에 강 팀장과 윤 사무처장은 심정적으로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수 있지만, 민주노동당 또한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감시와 견제의 대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문제는 차기 선거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문제인만큼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관건이 될 것이라 하였다.

이번 토론은 애초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관계자를 토론자로 초청하여 진행하려 했으나, 참가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좀더 밀도있고 치열한 토론으로 2시간을 ‘알뜰하게’ 채울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민주노동당이나 참여연대에 적잖은 고민을 안겨준 토론이 되었다. 새로운 출발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지금, 이 토론를 계기로 시민운동이나 민주노동당 모두가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존과 상생을 길을 찾길 바란다.

글_ 자원활동기자 도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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