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에 반대하는 대구시민-문화예술단체 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

2014년 8월 21일 대구 시청 앞에서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에 반대하는 대구시민-문화예술단체 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에 반대 (1)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에 반대 (2)

기자회견문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에 반대하는 대구시민-문화예술단체 대책위원회를 결성하며

 

거장의 변덕이 아니라 시민들의 목소리를 똑바로 들어라.

관광산업이라는 신기루가 아닌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귀 기울이라.

 

대구시는 지난 2009년부터 생존한 한국계 미술가 중에서 가장 고가로 작품이 거래된다고 하는 미술가 이우환의 개인미술관을 대구시에 유치하기 위해 전무후무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모든 과정이 비공개와 독단적 행정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그 의뭉스러운 과정을 하나씩 따져 돌아보면 대구시민과 예술가들의 자존심이 구겨져 휴지통에 버려질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다.

‘세계적인 거장’이라는 미명하에 이우환과 안도다다오 두 사람은 미술관의 명칭과 컨셉을 마음대로 바꿔왔다. 이우환 개인미술관인 ‘이우환미술관’에서 이우환과 친구의 우정을 보여준다며 이우환 개인의 작품을 줄이고 친한 미술가들의 작품을 유치하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급기야는 자신은 뒤로 숨고 이름마저 뺀 ‘만남의 미술관’으로 갔다가 대구시가 통사정해서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하 `이우환 관련 미술관’으로 표기)로 선회하였다. 그러나 언제 또 다시 ‘거장의 뜻’에 의해 미술관의 컨셉와 이름이 바뀔지는 알 수가 없다.

시민들의 세금을 300백억씩이나 쏟아 붓고, 엄청난 추가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대구의 시민사회와 예술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극명하게 대립하는 현재 상황에도 우리는 아직 거장의 친구들이 누구인지 몇 명인지 어떤 작품을 우리에게 팔려고 하는지 미술관에 대한 정보가 태부족한 상태이다. 이우환 관련 미술관을 애타게 원하던 김범일 전.대구시장과 김대권 전.문화체육관광국장 등 일부 고위공무원들의 판단에 의해 읍소하듯 부탁을 거듭하여 유치한 만큼 건축대상지 역시 거장들의 뜻에 의해 통보되었으며, 설계역시 수위계약으로 그들이 원하는 업체와 하게 되었다. 이처럼 이우환 관련 미술관 설립과 관련된 논의 및 진행과정에서 투명성, 계획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까지도 아무런 대책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의 사업이 주먹구구식 예산낭비로 흘러갈 수 밖에 없음을 늘 목격해왔다.

비정상적인 건립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며 건립일정이 수차례 연기되는데도 대구시는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개발하기에 급급했다. 그렇게 6년이 흘러 2014년 4월24일자 한겨레신문 지면에 등장한 이우환 작가의 경악스런 인터뷰를 접하며 급기야 우리는 이우환 관된 미술관 건립이 대시민사기극인 아닌지 의심을 품게 되었다. 지면에 기록된 이우환 작가의 인터뷰 내용에는 ‘한국 지자체와 이우환미술관 만들 생각도 허락한 적도 없다. 부산, 대구시 등과 언론이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으며 시장이 통사정해 허락한 대구 미술관은 정식 이름이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다. 그런데 시 쪽에서 이우환 개인미술관처럼 이야기한다. 하도 기분 나빠서 내 이름을 빼버리려니 많은 동료 작가들이 안 하겠다는 거다. 어쩔 수 없이 두고 보는 중이다.’라고 실려있었다.

명확한 사업계획의 부재, 구걸하다시피 하는 진행과정, 시민동의 없이 갑작스럽게 추진된 배경, 불투명한 시의 입장에 대한 이우환 작가의 응답은 차라리 속시원했다. 그런 기분과는 별개로 현존하는 한국계 최고가 거래 미술가이자 거장이라는 호칭에, 일본 나오시마섬의 관광특수에 현혹되어 6년을 아낌없이 퍼주며 그의 입만 바라보던 대구시 고위공무원의 사랑놀음에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으며 이우환 관련 미술관은 원점재검토를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신임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7월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우환관련 미술관 원점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이러한 여론에 힘이 실려 다시 논란이 가중되었고, 무게추는 원점재검토로 빠르게 기울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8월10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직접 일본으로 이우환 작가를 찾아가 만나고 이튿날인 8월11일 긴급기자간담회를 열어 추진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되돌렸다.

우리는 250만 대구시민의 의견보다 미술계 거장 한사람의 입장이 더 중요한 잣대가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6년간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 대구시민의 우환이 되었고, 그냥 두면 고질병이 될지도 모를 이 사건을 더 이상 행정의 손에만 맡겨놓아서는 무엇하나 해결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도달했다. 우리는 이우환 관련미술관이 가진 토건적 접근, 엉뚱한 경제논리, 투명하지 않은 추진과정, 선투자비용 회수논리 등 대구예술행정이 이우환관련 미술관을 대하고 있는 총체적 문제점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기구를 꾸려야 한다고 판단하여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에 반대하는 대구시민-문화예술단체 대책위원회’를 결성하여 활동을 전개할 것이며 대구시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대구시는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과 관련된 6년여의 사업추진과정에 대한 협의서, 계약서, 용역보고서, 타당성조사, 설계과정, 진행과정 등 공식, 비공식 자료를 모두 공개하라!
  1. 대구시는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의 작품조달계획과 그에 따른 예산, 운영계획, 비전을 투명하게 밝히고 대구시민사회예술가의 다양한 층위를 포함하는 연쇄 공개토론회를 개최하라!
  1. 대구는 이우환 개인에게 집착할 만큼 역사적, 예술적으로 척박한 곳이 아님에도 구걸하듯 유치를 부탁해오면서 대구시민과 예술가들의 자존심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에 대해 공개사과하라!
  1. 권영진 시장은 지난 61일 후보자 신분으로 ‘6·4지방선거 대구문화예술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책과제에 협약했다. 협약내용에는 김범일 시장의 민선5기의 문화예술정책을 대표하는 단어는 단연토건문화산업이며…(중략)…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에 대한 원점에서의 제고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협약사항을 지켜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건립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더 이상의 토건과 문화산업 중심 정책을 멈춰라. 이제부터는 문화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책을 세워라!

2014년 8월 21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이우환 미술관 건립반대 시민대책위 구성 기자회견문_2014_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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