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홍준표 시장, 억지 부리지 말고, 언론 옥죄기 그만 멈추라.

대구시가 11.8 보도자료를 통해 TK신공항특별법의 문제점을 보도한 대구MBC 시사톡톡 방송출연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대구 수성경찰서가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 불복, 11.2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구MBC 시사톡톡은 지난 4월 30일 활주로 길이의 문제로 유럽노선의 취항이 어려울 수 있고, 국비 지원이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에 대구시 이종헌 신공한건설 특보가 편파·허위라고 주장하며 출연한 기자 등 여러 언론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대구 수성경찰서는 10.23 사실의 적시가 아닌 의견표현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비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불송치결정을 했다.

이 사건은 시민 일반의 상식으로 볼 때 애초부터 사법적 판단에 맡길 문제가 아니었다. 시정의 중대 사안에 부실함이 없는지, 실제보다 성과를 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적,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마땅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은 일방적으로 독주하고 조급한 성과주의에 집착해 온 모습이 많았다. 제2 대구의료원 설립 문제, 공공기관 통폐합 문제,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 상향 문제, 신청사 이전 문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문제, 대구로페이 실물카드 불사용 문제 등 일방적으로 추진한 끝에 갖가지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통계청이 대구의 소매매출이 감소했다고 하는데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하고, 실제 성과가 거의 없음에도 산업단지 태양광 사업에 수조원을 유치했다고 했고, 될지도 안 될지도 모를 취수원 안동댐 이전도 곧 될 것처럼 말하고, 통폐합 과정에서 온갖 불만과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행정을 혁신했다고 하는 등 성과를 왜곡, 과장한 것도 많았다.

때문에 대구 시정을 걱정하고, 대구시의 미래를 염려하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이런 문제를 짚고, 대책을 촉구하는 것은 당연한데도 홍 시장은 비판만 하면 적대세력으로 간주, 비방을 일삼고, 끝내는 고소·고발하며 법적 쟁송으로 몰아갔다. 비판을 경청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시정의 발전을 이끌어야 할 시장과 고위 공무원들이 오히려 적대와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홍 시장과 측근들의 행태가 계속될수록 ‘홍카콜라의 시원함’은 점차 ‘억지와 독주’로 변질되고 있다. 홍 시장이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도 검찰에 재수사까지 요청한 것은 지나친 억지다. 다른 사람도 아닌 시장과 고위 공무원들이 ‘누가 죽나 끝까지 가 보자’는 식의 모습을 보일 때 시민들은 유치하다고 느낀다.

홍 시장이 이대로 계속한다면 그 끝이 좋을 리 만무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구 지방자치의 미래가 암울해진다는 사실이다. 홍 시장, 이제는 억지와 독주를 멈추고, 대화와 토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 재수사 요청 철회하고, 소통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