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도시브랜드를 시장 마음대로, 안 돼!, 시민의견 수렴 조례 제정해야

 

7대 특·광역시의 ‘상징물관리조례’를 살펴본 결과 대구시만 유일하게 조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른 도시는 이 조례에 따라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문장·캐릭터·나무·꽃 등을 정하고, 상징물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때는 시민 의견수렴·공청회 또는 전문가의 자문 등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4일부터 10일까지 도시브랜드 슬로건 선호도 조사를 실시, 2만5천220명의 시민이 참여하여 ‘부산이라 좋다(Busan is Good)’라는 슬로건을 채택했고, 서울시는 2일부터 31일까지 브랜드 슬로건 시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 시민들이 4개의 브랜드 중 하나를 선택하면 전문가 투표 합산 후 2월 중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조례나 규칙도 없이 오래전에 정한 ‘내부적 방침’에 따라 운영하고 있는데 그 방침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거니와 매우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작년 7월 1일 취임 후 어떠한 여론 수렴도 없이 ‘컬러풀 대구’를 ‘파워풀 대구’로 바꾸어 버렸다.

더 큰 문제는 상징물조례는 없으나 ‘대구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에 대구시의 브랜드 슬로건을 ‘Colorful DAEGU’로 명시해 두고 있었음에도 시장이 마음대로 조례를 위반하여 바꾸어 버린 것이다. 이게 문제가 되자 대구시의회는 7월 22일 도시브랜드 슬로건 정의를 아예 삭제하고, 10월에는 도시브랜드 위원회까지 삭제해 시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어 버린 것이다.

도시브랜드는 대구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할 수 있고, 대구의 특색을 홍보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는 등 남다른 의미가 있다. 따라서 상징물에 대한 선정과 변경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결과에 동의할 수 있는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이 단체장 입맛대로 변경하면 이는 대구의 상징이 아닌, ‘홍준표의 상징’으로 변질된다. 뿐만아니라 상징을 바꾸는 데는 상당한 예산이 동반되는데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상당한 예산이 지출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대구시의회는 조속히 ‘상징물관리조례’를 제정하여 도시브랜드를 포함한 대구시 상징물 선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때는 반드시 여론조사, 공청회 등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명시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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