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제8회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는 인권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160620_제8회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는 인권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혐오없는 대구! 차별없는 대구! 평등한 대구!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합니다!

 

먼저, 올랜도 참사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제8회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오는 6월24일 퀴어연극제를 시작으로 7월3일까지 “불어라 변화의바람”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게된다. 26일에는 자긍심의 퍼레이드가 이 곳, 동성로야외무대에서 펼쳐집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일부 기독교 혐오세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에서 꿋꿋하게 퀴어문화축제를 이어오는 것에 대해 깊은 마음으로 지지하고 환영합니다.

1969년 뉴욕에서 시작돼 벌써 47년의 역사를 지닌 퀴어축제는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있으며, 이제는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차별로 고통 받는 모든 소수자를 위한 축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핀란드, 덴마크, 독일 대사관 관계자도 함께 무대에 올라 퀴어문화축제를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발생한 최근의 ‘혐오범죄’가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주었습니다.

강남역 살인 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 ‘조현증 환자에 의한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매듭지어 질 뻔했지만 범행 직후 피의자가 “여자들이 평소에 무시했다”고 발언을 한 점과 여성이 화장실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는 특정 성별만을 대상으로 한 ‘여성혐오 범죄’라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단순히 추모를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제로 만들며 적극적으로 행동하였습니다.

6월13일 미국의 올랜도 게이클럽에서 성소수자들을 겨냥한 ‘혐오범죄’가 있었습니다. 올랜도 게이 클럽 난사범이 ‘클로짓(LGBT, 즉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등 성(性)적 소수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행위를 ‘커밍아웃’이라고 한다. ‘커밍아웃 오브 더 클로짓’ 즉 ‘벽장 밖으로 나가기’라는 표현의 준말이다.) 게이’일지 모른다는 뉴스들이 계속 타전되고 있습니다. 최소 게이 클럽을 3년 이상 드나들었다는 정황과 게이 앱을 사용했다는 증언들. 만일 그가 정말로 클로짓 게이라면, 자기 내면의 동성애적 욕망을 부정하기 위해 외부로 분노를 투사하는 전형적인 ‘호모포비아’로, 일부 기독교의 혐오세력들이 전시하는 혐오와 다릅니다. 동성애를 부정하는 이슬람의 율법, 강고한 아버지와 내면의 동성애적 욕망 사이의 전쟁이 빚어낸 참극. 가장 전형적인 증오 범죄이자, 욕망의 금기가 학살극으로 치닫게 된 LGBT 역사의 가장 슬픈 풍경. 욕망의 사회적 금기는 이렇게 치명적입니다.

확산되는 ‘약자 혐오’에 우리도 ‘혐오범죄’에서 안전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도 성 소수자나 여성, 다문화 가정 등 우리 사회 약자에 대한 혐오 분위기가 자칫 ‘혐오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태입니다.

특히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중심으로 여성이나 성 소수자 등 약자에 대한 혐오가 노골화되면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혐오 의사를 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 현상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입니다.

지난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7회 퀴어문화축제는 3만여명의 성 소수자와 이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시민 등이 모여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 일대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이 반대집회를 개최했는데 규모는 지난해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대구에서도 지난 7회대구퀴어문화축제때 퍼레이드 행렬에 뛰어들어 인분을 뿌린 사례가 있었고, 축제 도중에 인권침해감시단의 휴대폰이 파손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성소수자들의 다양한 문화와 인권의 목소리가 다시는 반인권적인 혐오폭력으로 얼룩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기관들의 올바른 역할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대구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혐오세력의 폭력에 맞서 제8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온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입니다. 퀴어축제는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성소수자들이 스스로 자긍심을 높이는 행사일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개선과 인권감수성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권축제’입니다. 따라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에서 열릴 ‘제8회대구퀴어문화축제’를 적극 지지합니다.

혐오와 폭력에 맞서 제8회대구퀴어문화축제가 지역의 대표적인 인권축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2016년 6월 20일

제8회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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