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이우환미술관 감사청구 및 시민행동 기자회견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은
반드시 백지화되어야 한다.

2014 년 9월11일 대구시청에서 진행된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건립 설명회에서 우리는 애초에 미술관의 건립이 불가능한 것이었음을 이우환 화백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이우환 화백은 이 설명회를 통해 미술관에 소장될 작가의 소품들이 대개 3~6백만 불 정도이며 전체적인 작품구매 금액은 계산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 장에서 안국중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시가 작품제작비를 지원하는 것이지 작품 구입비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가 작품은 화랑을 통해 구매해야하고 기증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우환 화백의 답변을 듣고 사실관계를 정정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결 국 미술관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인 소장작품 1백점 이상을 구매하고, 연간운영비와 추가매입 등에 대한 현실적인 재원규모는 천억을 훌쩍 넘어 수천억에 달할지도 모르는 천문학적 규모라는 중대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진 순간이었다.
시 민사회와 예술계로부터 어떠한 합의과정 없이 지금까지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의 밀실행정이 이우환 화백의 감언이설에 의해 수차례 휘둘리며 추진되고 있던 이 의뭉스런 시설이 구현되자면 거의 천억이 넘는 혈세를 쏟아부어야한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그 후폭풍은 매우 거셌다. 지난 10월 7일 이후 대부분의 언론은 ‘이우환 미술관 백지화 기정사실’을 앞다투어 표제로 다루었다. 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일부 공무원들의 의해 안개 속에서 뜬구름 잡던 식으로 추진되던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미술관이 한발자국만 현실로 접근하자 물안개처럼 사라져버렸다. 참으로 허무하고, 안타깝고, 다행스러운 순간이었다.

이 러한 명명백백한 백지화사유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구시에는 ‘이우환 미술관’이라는 유령이 돌아다니고 있다. 지난 10월13일에 열린 대구시의회 제227회 임시회 시정질의를 통해 김재관 대구시의원이 ‘추진하기로 결정된 정책은 뒤도 돌아보지 말고 전력투구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력하게 추진의사를 밝혔고, 오철환 대구시의원 역시 ‘투자를 하려면 세게하라’는 찬성 보충질의에 나서기도 하였다. 이러한 발언은 오히려 동료의원에게 ‘지역이기주의와 자신을 위한 한탕주의’라는 혹독한 비판을 듣게 되었고, ‘오발탄’에 비유되며 언론의 조롱꺼리로 전락했다.
뜻 밖에도 일부 시의원의 비전문적이고 속물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헤프닝이 몸집을 불려가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이 이 틈을 비집고 이우환 화백의 신변잡기를 연예인처럼 보도하며 이슈를 이어가거나 무책임한 낭만성에 기대어 찬성론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부화뇌동하여 가라앉았던 건립찬성 의견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더더구나 이우환 화백의 입만 쳐다보면서 우유부단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대구시의 입장을 다시 흔들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건립에 반대하는 대구시민-문화예술단체 대책위원회>는 이미 끝나버린 논쟁을 반복하거나 불가능한 미술관을 추진하는 무책임한 찬성론을 뿌리뽑고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을 백지화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꾸준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 우리는 시민감사 청구를 통해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의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불투명한 여론수렴 과정, 비전문적이고 무책임한 정책입안과 추진 등 문화행정의 난맥상을 샅샅이 되짚어 대구시와 관련자들의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할 것이다.

 우리는 오늘(2014년 10월27일)부터 매일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여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의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무책임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백지화의지를 표명할 것이며 무책임한 찬성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판단될 시에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

 우리는 지난 9월11일 진행된 공개건립설명회가 실제로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이우환 찬성론자를 편파적으로 배치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대구시가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건립에 대해 공개적인 토론을 할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때문에 자체적으로 ‘(가제)지금, 대구에 꼭 필요한 미술시설 혹은 문화예술시설은 무엇인가?’라는 포럼을 통해 이우환 미술관 추진을 통해 얻은 교훈을 돌아보고 소모적 논쟁을 넘어 대구문화생태계를 위한 대안을 만들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대구시는 지난 6년간 유지해온 밀실행정과 그에 이은 우유부단한 태도를 당장 철회하고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중단을 공식화하라!

2. 대구시는 문화행정의 난맥상에 의해 낭비된 혈세와 사회적비용에 대해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당당하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라!

3. 대구시는 불가능한 사업을 당장 포기하고 대구예술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성을 가지고 되돌아보라!

2014년 10월 27일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감사청구요지 전문

대구시가 현재에 추진 중인 ‘만남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하 이우환 미술관)은 불분명한 배경과 목적, 부실한 행정으로 이미 상당한 금액의 예산을 낭비하였고, 앞으로도 건립 여부에 따라 수십~ 수백억원의 시민혈세가 낭비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이에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감사를 청구합니다.

1. 작품구입비 예산낭비 초래에 대한 의혹
대구시는 작품구입비로 100억원을 예정하고 있으나 이 또한 너무나 근거가 부실하여 이대로 진행될 경우 시민혈세 수백억원이 낭비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대 구시가 작품제작비를 주고 작품을 확보하겠다는 당초계획과는 달리 지난 9월 있었던 설명회에서 이우환씨는 화랑과 소유자들에게 구매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만약 이우환씨의 말대로 작품을 구매해야한다면 작품당 수억~ 수십억원에 이르는 이들 작가들의 작품을 100억원으로는 도저히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이 경우 1종 미술관 등록은 불가하게 됨으로써 당초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1종 미술관으로 제 기능을 하려면 시민혈세 수백원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합니다. 이는 1종 미술관 건립에 기본적 조건이 되는 사항마저도 근거를 확보하지 않고 추진한 것으로 명백한 부실행정입니다.

2. 개인 미술관에서 테마형 미술관으로 변경된데 대한 의혹
대 구시는 최초 개인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중도에 여러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테마형 미술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대구시가 이우환씨의 개인 미술관을 짓는다고 밝힌 입장과는 달리 당사자인 이우환씨는 개인 미술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2014년 4월 언론을 통해서 밝혔습니다. 이점은 시작부터 작가와 분명한 합의도 없이 추진했다는 점에서 미술관의 용도와 목적이 부실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3. 공사비 증액에 관한 의혹
대 구시는 애초에 건립계획을 발표할 때 200억의 건립예산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2013년도에 발표된 예산계획에는 건립비가 297억으로 증액되어 있습니다. 100억에 달하는 예산이 증액되었음에도 증액에 대한 이유나 근거가 계획서에서 설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대구시가 명확한 건립계획이나 조사, 연구 없이 이 건축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사업에 예산이 증액되어 집행되는 것은 예산 낭비의 전형적이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체 예산 규모가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50%이상 증액되는 등 건립예산 증액에 대한 감사가 필요합니다.

4. 미술관 건립의 타당성에 대한 의혹
현 재 대구에는 대형 시립미술관인 대구미술관이 건립,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구미술관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채 년간 십수억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으며 이를 보전하기 위해 미술관 공간을 예식장으로 대여하여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대구시는 우선 대구미술관이 제 기능을 하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 미 운영중인 대구미술관이 이런 상황인데 또 다시 수백원을 들여 대형미술관을 건립한다고 해서 제대로 역할을 할 것인지도 미지수인데 건립하려는 이우환미술관마저 대구시의 계획과는 전혀 달리 진행됨으로써 이대로 추진된다면 당초보다 수백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낭비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대 구미술관이 있는 상황에서 이우환미술관이 추가로 필요한지 많은 시민들이 반대하고 있으며, 당초 계획과 달리 진행되고 있는 이우환미술관 역시 많은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구시의 정책적 판단이 타당한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5. 설계비 낭비 문제에 대한 의혹
이렇듯 이우환미술관은 정책타당성 문제, 작품구입비 부족, 명칭변경 문제, 공사비 증액 의혹 등 많은 문제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미 대구시는 미술관 설계에 17억여원을 집행하였습니다.
사 업 추진의 최소한의 요건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계비부터 집행한 것은 분명한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 이우환미술관이 예정대로 건립되지 않는다면 대구시의 성급하고 부실한 행정으로 시민혈세 17억원이 낭비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 처럼 이우환미술관은 2011년, 2013년 대구시가 밝힌 건립계획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있음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공사비의 증액, 작품비의 부족, 명칭의 변경, 1종 미술관의 등록가능성 여부 등 수백억의 예산이 쓰이는 사업에 걸맞지 않은 총체적 부시실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대 구시가 밝힌 공식적인 예산만 해도 건설예산 297억, 작품구입예산, 100억, 운영예산 연간 10억으로 건립과 운영에만 수백억이 들어갈 사업입니다. 하지만 사업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작품구입비 논란으로 수십~수백억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하는 등 상당한 논란을 통해서 시민들의 낸 세금만 낭비될 우려가 높습니다.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공공성의 재검토를 위한 상급기관의 감사와 조사를 청구하는 바입니다.

이우환미술관 공익감사청구

‘만남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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