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홍준표 2년의 위험한 질주, 더 늦기 전에 멈추어야 한다

1. 홍준표 시장이 임기 2년을 맞아 “대구가 다시 우뚝 일어설 수 있도록 시정 전 분야에 걸쳐 100가지 혁신으로 대구를 변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대구경북행정통합을 더해 대구혁신은 100+1의 틀을 완성했다”고 말하며 시정 2년 성과집 ‘대구혁신 100+1’을 발표했다. 그러나 너무나 주관적 희망과 편견, 자화자찬과 성과 짜깁기가 보기에 민망하다.

민간의 작은 단체도 성과는 성과대로 제시하고 실패와 지체에 대한 반성, 문제점과 과제를 함께 평가하건만 대구시는 도무지 아니다. 문제는 전혀 없고 잘한 것밖에 없다. 과연 홍 시장 2년이 그랬던가. 아니면 ‘시정 문제집’을 따로 내기라도 할 요량인가.

2.시정성과집 ‘대구혁신 100+1’은 홍 시장과 측근들이 볼 때는 성과이겠지만 공공의 눈으로 보면 혁신이 아니라 퇴행에 불과한 것들로 즐비하다. 반지성의 낡은 시대 정신, 반공공성의 자본 논리로만 세상을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1) 첫 번째 성과로 내세우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애초부터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잘못된 정치적 판단의 산물이었다. 군항은 이전하고 민항은 존치되어 제대로 된 관문 공항의 역할을 하는 것이 시민의 뜻이었다. 그러나 군항이전의 염원은 수포가 되었고, 군위군이 편입되어 어쨌든 대구 내에 있지만 접근성은 더욱 떨어졌다. 엄청난 돈이 드는 데 반해 관문공항의 역할을 제대로 할지 미지수다. 전임 시장의 정책을 하루아침에 백지화하는 홍 시장의 과단성으로 이것부터 시민의 뜻대로 되돌렸다면 오히려 성과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홍 시장은 정작 계승해야 할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은 독단으로 무산시키고, 시민공론화로 합의한 신청사 이전도 딴지를 걸어 수년간 지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2) 맑은 물 하이웨이와 금호강 르네상스, 군위군 소형원자로 도입도 문제적 정책일 뿐 성과로 내세울 일이 아니다. 먹는 물 대책은 낙동강 오염수 유입을 차단하고 보 개방 등을 통해 원수를 맑게 하는 것이 근본인데 이를 저버렸고, 그나마 합의한 해평취수원 공동이용 합의도 무산시키고 더 문제가 많은 안동댐 이전을 대안이라고 강변한다. 금호강 일대를 마구잡이로 개발하여 강을 오염시키는 것도 철 지난 산업 시대의 논리에 물든 이들에게는 성과로 보일지 몰라도 강의 보존과 생물 다양성을 중시하는 환경 위기 시대의 가치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더욱 뜬금없는 것은 상용화 사례도 없고, 경제성도 검증되지 않은 소형원자로를 최소한의 사회적 논의도 없이 군위군에 들이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3) 홍준표 발 전국 최초 정책들도 퇴행을 선도하는 것일 뿐 혁신을 선도하는 일이 아니다. 홍 시장은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고,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도 만65세에서 만70세로 높였으며, 지역화폐 실물카드 사용도 금지시켰다. 전국 최초로 수십 개의 공공기관과 수십 개의 위원회, 여러 개의 기금을 6개월만에 통폐합시켰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주말 휴식권을 박탈당하고, 노인복지는 축소되었으며,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은 지역화폐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일부 공공기관과 위원회의 통폐합 필요성은 있었지만 막무가내 통폐합으로 공공서비스의 축소와 혼선, 공공일자리 불안정이 높아졌으며, 그나마 시민과 전문가들이 시정에 참여하는 기회마저 봉쇄당했다. 그러나 그 결과 예산이 얼마나 절감되고, 업무의 효율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알 수 없다. 무엇이 성과란 말인가.

4) 홍 시장은 지방채 없는 예산편성,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정을 혁신하고, 원스톱기업지원으로 수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자찬한다. 그러나 일부 비효율이 개선되고 빚은 좀 갚았을지 몰라도 시민의 복지와 민생은 더욱 어려워졌다. 청년, 여성, 소상공인 및 공공의료와 사회적경제 등의 예산이 축소되었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나와도 돈 한 푼 쓰지 않았고, 소매 매출이 급락하고 소상공인 폐업이 속출해도 아무런 지원대책을 쓰지 않았다. 서대구산단 태양광 사업에 3조원을 유치한 것처럼 선전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점은 말하지 않는다. 재정을 절감한다면서 경제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대형 토목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대구마라톤대회를 보스턴 대회보다 크게 만들겠다며 상금을 높이고,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는 등 자기 눈에 들어온 전시행정에는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3. 홍 시장이 100에 1을 더해 성과로 내세우는 대구경북행정통합은 더욱 문제다. 본인이 반대하여 중지된 논의를 갑자기 들고나온 것도 느닷없지만 올해 안에 의회 동의, 특별법 통과를 완료하고, 2026년에는 통합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것은 과단성이 아니라 권력의 남용이자 시· 도민에 대한 폭력이다. 국회의 특별법이 홍 시장 맘대로 될 리도 없지만 작은 행정구역 하나 통합하는데도 오래 논의하고, 깊이 연구하여 비젼을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합의와 공론화도 거치고, 주민투표도 필요하다. 광역 시도 간의 통합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홍 시장은 초록동색의 거수기 의회가 있으니 주민의 의사 따위는 무시한다. 제왕의 권력에 심취되어 앞뒤 분간을 못한다.

4. 진정으로 암울한 것은 ‘홍준표 무오류설’이 대구 시정을 지배하고, 시장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어쩌다 공무원’이 판치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복지부동하고, 언론은 침묵하는 가운데 더욱 ‘고담대구’가 되고 있다. 홍 시장이 내뱉은 말은 무조건 집행하고, 의회는 이를 정당화하기 바쁘다. 어공들은 용비어천가를 부르기 바쁘고, 문제의식을 느끼는 공무원은 입을 닫고, 처세에 빠른 이들은 흥분 잘하고 앞뒤 없는 홍 시장을 닮아가고 있다. 시장과 어공의 ‘반지성 카르텔’이 언론과 시민단체들을 적대하며 고소 고발전이 난무한다. 시의회가 공론장이라고 강변하며 시민의 복종, 언론의 받아쓰기를 강요한다.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제왕으로 군림한다. 민선 8대, 30년간 이런 시장은 없었다.

5. 홍준표라는 떠돌이 정치인은 떠나면 그만이고, 추종 세력은 시장의 지시였고, 절차를 거쳤으니 책임이 없다고 변명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난장판을 수습하고, 퇴행을 바로 잡아 대구를 정상화해야 할 공직사회와 시민사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홍준표 시장, 더 이상의 퇴행과 폭주는 안 된다. 시원함이 사라진 콜라는 갈증만 가중시킨다. 자신을 돌아보고 시민을 바라봐야 한다. 더 이상 질주하면 민심의 바다가 요동칠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공무원들이 입을 열어야 하고, 의회가 견제해야 한다. 언론이 비판해야 하고, 시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