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박정희 우상화 사업반대 및 조례제정 반대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1. 홍준표 시장이 박정희의 망령을 불러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3월 1일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동상을 건립하고 대구도서관 내의 공원을 박정희 공원으로 하고 대형 동상을 설치하는 등 금년 내로 제반 절차를 완료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과 예산 편성을 위해 ‘대구광역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도 입법예고 하였다.

 

가히 퇴행과 폭주의 제왕다운 행태다. 홍준표 시장 취임 1년 8개월, 대구 시정은 거대한 퇴행과 폭주를 거듭하며 반민주, 반인권, 반자치로 회귀하고 있다. 홍 시장이 대구 시정과 시민정신을 어디까지 추락시킬 것인지 궁금하던 차 드디어는 반민주, 반인권, 반헌법적인 독재의 화신 박정희의 우상을 세우려고 한다. 2.28 민주운동으로 빛나는 대구의 정신과 역사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2. 박정희가 누구인가, 과연 존경하고 기념해야 할 인물인가.

박정희는 혈서로 일제에 충성을 맹세하고 만주국 군관학교를 나와 관동군 장교로 일제에 부역하고, 1965년 굴욕적 한일협정으로 일제의 식민 통치에 면죄부를 주었다.

대구의 2.28이 도화선이 되어 4·19 혁명으로 분출되었던 민주화의 봄을 짓밟은 5·16 군사 정변의 주역이었다. 1969년 3선개헌으로 대통령이 되어 1972년 비상계엄령을 선포, 국회를 해산하였다. 그해 12월 유신헌법을 공포하여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하였다. 국민주권을 빼앗고, 헌정질서를 유린하였다.

18년 집권 내내 긴급조치, 비상계엄령을 수시로 발동하고, 총칼을 앞세워 양심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였고, 수많은 용공사건을 조작하여 민주인사들을 구속, 고문, 사형하였다. 그 대표적 사건이 19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이다. 이 일로 인해 대구의 민주인사들이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국제사법 역사상 암흑의 날이었다.

박정희는 지방자치를 말살하였다.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되고, 1960년 단체장의 주민직선제가 보장되었다. 그러나 1961년 5.16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는 지방자치를 폐지하였고, 1991년 지방의회 선거가 재실시 되기까지 30년간 지방자치는 암흑의 시대가 되었다.

이런 인물이 정녕 역사적으로 기려야 할 인물이란 말인가


3. 홍준표 시장이 제정신이 아니다
. 박정희 우상, 단연코 반대한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과 독립운동으로 빛나는 민족정신의 보고이자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 민주 정신의 산실이며 이것이 곧 대구의 시민정신이다. 때문에 국가기념일이 되고, 범시민적 기념사업까지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박정희는 반민족, 반민주의 상징이며, 폭력과 기회주의의 대명사이다. 박정희의 그 무엇이 대구의 역사, 대구의 시민정신과 어울리는가. 이런 인물의 동상을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에, 시민 지성이 꽃 피어야 할 대표도서관에 세운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히틀러의 동상을 베를린 광장에 세운다면 독일 시민이 가만히 있겠는가? 세계 시민이 조롱하지 않겠는가. 아이들에게 무슨 염치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르칠 것인가. 부끄러운 일이다. 홍 시장이 제정신이면 이럴 수 없다.

광주에도 김대중 기념관이 있으니 대구에서도 박정희를 기념해야 한다는 홍 시장의 논리는 이 나라 민주화 역사에 대한 무지의 산물이자 지역주의를 심화시키는 퇴행이다. 보수, 수구의 이미지를 탈피해야 할 대구의 미래에 대못을 박는 것이다. 홍 시장의 몰역사적 시대 인식, 전도된 가치관에 대구가 더 이상 휘둘릴 수 없다.

홍 시장은 박정희의 산업화 치적을 기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성장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시대를 힘겹게 살아낸 우리네 부모, 조부모들의 공로이지 박정희의 그것이 아니다. 설령 박정희에게 일부 공로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의 수많은 악행 앞에서는 조족지혈에 불과한 것이다.

 

4. 모든 우상의 말로는 쓰러지는 수모, 홍준표 시장은 당장 중단하라.

 

나라와 인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상징과 교육으로 그 정신을 기리고 역사적으로 계승해야 한다. 그러나 박정희는 그럴 인물이 아니다. 박정희 우상화는 시민을 우민으로 여기는 홍 시장의 오만이다. 그러나 역사와 시민을 무시한 정치가와 그가 세운 우상의 말로는 여지없이 무너지는 수모였음을 홍 시장은 알아야 한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4년, 시민이 낸 세금으로 지방행정이 이루어지고, 이제는 단체의 자치를 넘어 시민의 자치와 직접민주주의 시대로 이행하고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 선거로 당선된 수장이, 시민의 세금으로 지방자치를 말살한 인물의 동상을 세운다니 어처구니없다.

우리는 우리의 세금 단 한 푼도 이 일에 쓰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홍준표 시장은 박정희 우상화 사업 당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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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우상화 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준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