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회원 모임 ‘걷기 모임’ 첫걸음 [소나무 숲에서 가을을 완성하다!]

√일시:10.22. 토요일 오전 10시

√장소: 팔공산 북지장사 소나무 숲길

 

멀리서 바라보는 팔공산 자락에 단풍이 붉게 걸렸습니다.

동화사로 가는 팔공산 길 좌측 편에 이름만 들었던 방짜유기 박물관 가는 길이 있습니다.

입구에는 문무학 시인이 만들었다는 시인의 길이 있는데요. 커다란 화강암에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시인의 길에서부터 벌써, 발에 밟히도록 가을이 내려앉았습니다.

 

이날의 코스는 방짜유기 박물관에서 소나무 숲길을 걸어 북지장사까지 공식적으로 걷고 원하는 분에 따라 인봉까지 걸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참여한 회원 대부분이 오후 일정이 있어, 모두 북지장사까지만 걷게 되었는데요.

북지장사는 신라시대 극달 화상이 창건하고, 고려후기 보조국사 지눌이 중창한 절입니다. 옛날에는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렸으나 현재는 동화사 말사라고 합니다. 절간에도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습니다. 이름답게 지장전에는 지장보살 석조좌상을 모시고 있지요. 지장보살 뒤편에 별도의 탱화는 없습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들어가 중생들을 교화하는 보살입니다. (그 옛날 문화유적답사반 ‘까막눈’시절이 생각나네요. 보고싶습니다, 답사반 회원 여러분~^^)

방문 이후에 확인한 것이지만 지장전은 원래 극락전이었다고 합니다. 본래 절 동쪽에 있던 대웅전이 불에 타버려, 이곳을 최근까지 대웅전으로 사용하고 있다가 2011년 해체 보수를 해보니 조선 영조 시절 ‘지장전’으로 상량했다는 기록이 있어 지장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합니다. 지장전과 대웅전 사이에 있는 ‘영산전’ 앞에는 배롱나무가 참 운치 있게 나이를 먹어가고, 입구에서 지장전으로 들어오는 ‘용호문’ 지붕 위에는 ‘와송’이 많이 피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핀 와송은 이날 처음 봤어요. 와송은 말려서 차로도 많이 마신다고 하지요.^^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절집도 좋지만 이날 걷기의 묘미는 역시 방짜유기관에서 북지장사 올라가는 길의 울창한 소나무 숲길입니다. 임도가 있어 차로 절까지 이동이 가능하지만, 이 소나무 숲길은 절대, 차보다 걷기를 추천합니다. 무조건입니다!

솔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불어오는 바람, 실려 오는 소나무 냄새, 언저리에 일렁이는 억새들로 가을 향기 충전 완료!

 

짧은 소나무 숲길이지만, 중간에 쉬엄쉬엄 회원님께서 챙겨오신 과일이랑 고구마도 먹고요,

김밥유부초밥 도시락으로 점심까지 알차게 챙겨 먹었습니다. 가을 단풍 아래서, 오랜만에 레트로 감성으로 계란과 사이다 세트도 먹고 마시며, 첫 번째 걷기 모임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 걷기 모임도 곧 준비 중입니다.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릴게요~

 

오말임 회원님께서 ‘시인의 길’ 끝자락에 서서 김용택 시인의 시를 한편 낭송해주셨는데요. 한 구절 같이 공유해 봅니다~

 

<강가에 서서 / 서쪽으로 지는 가을 하늘의 노을도 보고 싶고 / 노을이 빠진 강물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싶습니다 // 그 당신을요> 김용택, ‘가을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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