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패션연 해산 조장하는 대구시, 산업부를 규탄한다.

패션연 해산 조장하는 대구시, 산업부를 규탄한다.

– 대구시 3월 예산 미지급, 운영중단 방치, 분원매각 심의 중단 –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패션연’)의 운영이 중단되고 종사자들은 퇴사와 생계의 위협 속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월, 2월 급여를 한 푼도 못 받는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렸지만, 기관 운영중단을 해결해야 할 당연직 이사인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이하‘산업부’)는 대구시의 3월 예산 미지급, 분원매각 심의 중단으로 오히려 기관해산을 조장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패션연은 정원 65명에 현원이 29명으로 줄었고 휴직자 7명을 제외하면 22명만 남아 근무하고 있다. 남은 직원들은 수많은 동료들의 퇴사를 지켜보며 급여의 상당 부분을 운영비로 지원하며 직장을 지켜왔다. 그런데도 수수방관만 하는 당연직 이사인 대구시와 산업부의 행태를 보고 ‘더 많은 직원을 털어 내려 한다’라며 분노하고 있다.

대구의 3개 섬유전문연 중 패션연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분노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3개 섬유전문연(섬개연, 다이텍, 패션연) 중 대구시로부터 유일하게 운영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곳은 패션연 뿐이다. 대구시 섬유패션과 공무원은 다른 섬유전문연에 지원하는 운영보조금과 패션연에 지원하는 사무위탁사업을 동일한 성격의 예산이며 규모도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패션연에 지원하는 사무위탁사업은 사업비일 뿐 기관 운영 비용으로 책정된 예산은 한 푼도 없다.

대구시와 산업부는 2018년부터 중앙정부의 운영비 지원이 중단된 이후 운영비 부족이 현 사태의 원인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패션연이 17년간 운영해 온 대구시 건물(패션센터)의 운영권 이전과 패션·봉제라는 업종의 특성 때문에 수익을 남겨 운영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함에도 대구시가 지원하던 일부 사업마저 타 기관으로 이전한 일련의 과정은 기관해산을 조장한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구 지역의 패션. 봉제 산업을 살리고 패션연의 운영중단 사태를 해결하자고 업계가 나서서 염원을 담은 연서명을 하고 패션연 직원들도 각고의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직 이사들의 방관적 태도에 공동대책위원회는 절망과 분노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당연직 이사들의 이사회 참석, 분원매각을 위한 심의, 신임원장 선임과 같은 요구는 공염불에 그쳤다. 대구시는 3월 예산도 지급하지 않고, 운영중단 사태 해결, 정상운영을 위한 제도개선 요구를 수수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직장을 지키기 위해 운영비를 빌려주며 버텨온 내부 직원들이 극단적인 생계의 위협에 내몰려도 나몰라라 하고 있다.

우리는 대구시와 산업부가 작금의 무책임한 행태를 지속한다면 패션연의 해산을 조장하고 패션·봉제 산업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하고 대구의 섬유 전통산업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관련 업계 종사자들, 시민들과 함께 그 책임을 묻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22. 3. 22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대구참여연대, 대구경실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