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의 눈으로 보는 20대 대선(2) 김재원 무소속 출마, 국민의 힘이 국민을 우롱하나?

20대 대선 국면에서 시민들의 주목을 받는 또 하나의 선거가 있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다. 곽상도 전 의원이 대장동 사건 뇌물 혐의로 물러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 힘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와중에 오늘 국민의 힘이 무공천 방침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국민의 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선되어 돌아오라는 당의 명령에 복종한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해 입에 침도 마르기 전에 약속을 저버리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당 소속 정치인의 부정부패로 치러지는 선거에 공천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힘에 그나마 염치가 있다고 여기던 차에 들려온 이런 뉴스에 무공천 방침은 염치가 아니라 꼼수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의 당원도 아니고 최고위원으로서 당을 대표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사실 김재원 위원은 이 문제가 아니라도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박근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는 인사가 반성은커녕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자체가 무책임하고 염치없는 것이다. 당의 무공천 방침이 하루도 지나기 전에 이런 꼼수를 부리고, 당도 은근슬쩍 용인하는 모양새를 지켜보는 국민은 우롱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이 당 소속 정치인의 잘못으로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규까지 고쳐가며 후보를 공천한 결과가 어떠했는지 국민은 알고 있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의원과 단체장을 싹쓸이한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은커녕 정치 포식자의 모습을 보인 결과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가혹한 심판을 받았으며 그 정치적 위선이 정권의 운명조차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의 힘은 명심해야 한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무소속 출마이니 무공천 약속을 깬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공천장만 없을 뿐이지 누가 봐도 국민의 힘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점에서 더 교묘하고 얄팍하다. 국민의 힘이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공천을 얼마나 비난했는지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도 대구 지역구 의석 전석을 싹쓸이한 국민의 힘이 자기 당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중남구까지 독식하겠다는 과욕을 부리니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힘의 본 모습이 아닌지 달리 볼 도리가 없다.국민의 힘이 이러면서도 민주당 심판과 정권교체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이런 몰염치와 꼼수로 선거에서 이긴들 어떠한 정의와 개혁도 기대할 수 없다. 집권하기도 전에 내로남불하면 어떤 국민도 신뢰하지 않는다. 국민의 힘과 윤석열 후보는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욕심내지 말라. 김재원 위원 등의 무소속 출마도 허용하지 말라. 당에 귀책 사유가 있을 시 무공천하는 당규부터 만들어라. 김재원 위원도 무소속 여부를 떠나 자신이 과연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정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이다. 그래도 과욕을 부린다면 언젠가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